자연과 역사,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 ‘즈노이모(Znojmo)’

즈노이모(Znojmo)는 체코의 남부 모라비아 지역에 있는 도시로, 빈에서 겨우 83Km 떨어져 있는 도시이다. 오스트리아 국경에서 가까워 빈에서 출발하는 버스로 1시간 10분이면 이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프라하로 가는 플릭스 버스(https://www.flixbus.at)를 이용하면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다. 버스 성인 왕복 요금은 18유로로 정도로 부담 없는 수준이다. 중앙역(hbf)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즈노이모까지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즈노이모는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곳으로 남 모라비아 지방에서 2번째로 큰 도시이다. 8-10세기 동안에는 보헤미아 지역에서부터 서 모라비아와 도나우강까지 이어지는 무역의 중심지로서 크게 번성하였고, 13세기에 이미 종합병원, 포장된 도로 등이 도시 안에 존재할 정도로 과거 화려했던 도시였다. 그 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지배를 거쳐 큰 변화를 겪었다. 한때 독일인과 체코인의 비중이 같은 정도로 많은 독일인이 거주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현재도 거리 곳곳에서 독일어 간판과 독일어 메뉴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매년 7월에 열리는 음악 축제와 9월 중순에 열리는 와인 축제 등 전통과 예술 그리고 자연이 조화로운 도시다. 포도와 오이로 유명한 지역이며, 체코에서도 손꼽히는 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어, 체코 3대 와인의 도시에 항상 꼽힌다고 한다. 화이트 와인이 특히 맛있으며 가격 또한 다른 나라보다 훨씬 저렴하다. 절대 실망하는 일이 없으니, 맛에 취해 과음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

도시 옆을 흐르는 디에(Dyje) 강과 중세 교회, 낭만적인 전망은 이 도시를 방문하기에 충분한 이유이다. 체코 특유의 예스러움이 거리 곳곳에 가득하다. 즈노이모 구 역사 지구를 걷다 보면, 이 도시가 비엔나에서 겨우 한 시간 남짓 떨어진 곳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색적이게 느껴진다.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핸드폰과 지도를 손에서 놓고 길을 잃고 싶은 도시이다.

구 시청사 타워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 있는 Znojemské podzemí는 10세기부터 건설된 총 4층으로 된 지하터널로, 도시 곳곳의 저장고들을 연결한 터널이다. 그 길이가 30Km가 넘으며 중세시대에는 지하도시라고 불렸다. 도시 상인들의 음식과 와인 저장을 목적으로 건설된 이 지하 터널은 전쟁 때는 피난처로도 이용되었다. 지금은 오로지 관광지로만 운영 중이다.
구 역사지구 길을 따라 계속해서 걷다 보면 성벽 전망대에 다다르게 된다. 아기자기한 빨간 지붕들과 푸른 산, 디에 강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이 성벽은 오스트리아군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즈노이모에 방문하는 체코 관광객보다 오스트리아 관광객이 더 많다고 하니, 아이러니한 재미있는 현실이다.

빈에서 버스로 한 시간이면 만날 수 있는 자연과 역사,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 즈노이모, 당일치기 혹은 여유를 즐기기 위한 주말 여행지로 추천한다.

글 이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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