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인의 정체성과 당면한 실천과제를 생각한다

제 13회 세계한인의 날 문재인 대통령 축사, 2019년 세계한인회장대회의 결의문, 이낙연 국무총리의 제 4351년 개천절 경축사를 생각하면서

 

김운하 편집고문

백두산 아사달 신시영역과 송화강 아사달에서 보낸 유년시절

나는 경남 마산에서 1937년 12월 25일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어머니 품에 안겨 만주로 갔다. 당시 나의 선친은 무순을 중심으로 화물자동차 회사를 운영하고 계셨다. 나는 선친의 자동차에 실려 무순에서 장춘, 영변, 길림, 훈춘, 심양등지를 방문했다. 장춘과 심양에서는 짧은 기간이지만 살기도 했다.

나의 기억은 만 4세가 되어 갈 무렵 무순의 석탄광산 마을에서 어머니 친구들을 따라 도라지를 캐러 난석산으로 깊숙이 들어갔다가 광산의 다이나마이트 폭발소리에 혼비백산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해 우리 가족은 무순을 떠나 하얼빈으로 이사 갔던 일도 생생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흑룡강성 주도인 하얼빈에서 나는 8세까지 근 5년 가까이 살았다. 당시 도시까지에도 쳐들어 왔던 비적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성벽 마을에서 살았다. 이 성벽마을은 레닌의 공산혁명으로 피난 온 러시아인들이 공동으로 건립한 반혁명 마을이기도 했다. 나의 선친이 특별교섭으로 입주하게 되었는데, 외국인은 나의 부모님과 남동생 뿐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의 부모님들은 백두산과 지금의 장백산 지구를 운전하고 다니실 때 “이 광활한 땅들이 모두 우리 선조들의 땅이었다.”는 말씀을 자주하셨다. 하얼빈으로 이사를 온 후 부모님들은 우리를 자주 송화강으로 다리고 나가 유원지에서 놀도록 했다. 그러시면서 이 송화강은 백두산 천지에서 내린 물이 북상하면서 생긴 강이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2019년 제 3.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안중근 의사로 분하여 입장한 김운하 편집고문 부부

나는 굽이굽이 흐르는 하얼빈 지역과 러시아를 경계 짓는 흑룡강도 보았다. 옛 우리 선조들은 이 하얼빈 지역 주변까지도 국토로 삼고 나라를 경영했다고 했다. 광대한 국토를 다스렸던 영웅 같은 민족들이 우리 조상들이라는 말씀을 많이 들으며 자랐다.

1945년 5월인가, 8세 때 어머니를 따라 나는 고향 마산으로 돌아 왔다. 아무래도 고국에 가서 한국말과 역사를 배우고 친구들도 사귀는 것이 좋겠다는 부모들의 생각에서이다. 초등학교 2학년으로 편입되었다. 그러나 몇 개월 가지 않아 세계 제 2차 대전이 끝나고 해방이 왔다.

어린 나에게도 이날은 너무나 기쁘고 가슴 벅찼다. 어린 마음에도 새로운 나라 건설에 한 몫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엉뚱한 생각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새 나라 건설에 있어서, 옛 고조선 땅을 회복하는데 이바지 하자는 꿈을 키웠다. 어린 나이인데도 나의 책상 바로 한 가운데에 백두산과 광활한 만주영토를 그린 지도를 붙여 놓고 옛 국토회복의 꿈을 키웠다.

나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나름대로의 한국 역사공부에 매진했다. 어린 나이였고, 한국전쟁 시기였지만, 일본, 서울 유학생 출신 어른들을 찾아 고조선역사를 비롯한 상고사 연구에 도움을 받기도 했다. 중학시절 국사 담임 교사는 나의 역사실력에 감탄하고 자기를 대신한 강의를 나에게 맡기기도 했다. 선생님이 감탄한 것은 내가 환웅님과 단군님이 고조선을 창건한 백두산 아사달 신시 일대와 환단고기에서 말하는 고조선 북삼한 제 1왕조 수도, 송화강 아사달에서 4년이나 살다 온 생생한 전력이었다.

신라시대 화가 솔거가 꿈에 본 단군국조를 보고 그렸다는 단군존영

이러한 연유에서 나는 특별히 국조 단군에 대한 연구를 심화시키는 일에 집중했다. 그 이유를 간단히 말하면, 민족의 정체성은 그 선조가 제일의 근원으로 되는 것인데, 우리 민족사의 식민지적 역사성이 그 기본 되는 근원을 왜곡, 날조하거나 말살하여 왔다. 이것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을 올바로 잡는 이론적이고 실제적인 작업이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생각하는 사람에겐 사명적인 일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나는 대학생활과 언론인 생활을 통하여서나, 지금도 이 연구는 놓치지 않고 있다. 우리의 상고사 연구와 국조 단군에 대한 연구는 중국과 북한이라는 문제가 먼저 놓여 있다. 남북분단의 시대가 아직도 계속 되는 문제가 따라 있다. 그 자세한 연구 과정이나 성과는 차후로 미룰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선은 오늘의 칼럼과 관계되는 세계한인의 정체성에 국한하여 말했으면 하는 이유에서다.

제 4351주년 개천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는 이낙연 국무총리 – 사진: KTV

이낙연 국무총리의 제 4351년 개천절 경축사와 우리의 정체성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한국의 날’ 기념과 문재인 정부의 ‘개천절’기념에는 우선 우리 동포의 정체성이라는 문제에서 볼 때 큰 차이점을 준다. 재외동포사회의 경우에서 볼 때 우리는 지난 10여 년 동안 건국 명절로 오래 동안 불러온 ‘개천절’을 ‘한국의 날’로 지켜 왔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다시 ‘개천절’로 돌려놓았다.

‘한국의 날’이란 말이 생겨난 이유를 따지기 전에 우선 이 말은 오랜 민족의 역사와 정신, 전통을 단절하고 분단적인, 사대적인, 식민지적인 것을 함의하고 있다. 이 이름으로 건국명절을 지키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도 그 이름을 나오게 한 잘못된 의도와 뜻에 오염되게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뜻에서 문재인 정부가 다시 ‘개천절’로 돌려놓은 것은 정체성의 올바른 확립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민족의 역사와 정신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낙연 총리가 지난 10월 1일 서울 세종회관에서 정부주최로 가진 개천절 기념식을 ‘제 4351주년 개천절 경축식’으로 명백하게 하고, 진행한 것은 참으로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모두가 함께, 세상을 이롭게”라는 주제를 내 걸었다. 단군국조의 ‘홍익이념’을 주제로, 대한민국 구성원 모두가 함께 소통하고, 이로운 세상을 만드는 홍익인간의 뜻을 되새기는 자리로, 일상 속에서 홍익인간의 뜻을 실천하고 있는 친근한 이웃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기념식을 진행했다고 한다.

기념식은 고조선부터 대한민국까지 이어 온 홍익인간의 참된 의미를 전달하는 개천절 소개 영상으로 시작되었다. 애국가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연주에 맞추어 의인들과 다문화어린이 합창단 등의 선도로 불려졌다. 경축공연으로 단군의 건국 신화를 모티브로 재구성 한 ‘오고무’와 ‘빛불무’가 찬란한 조명속에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8천만 국내외 동포들에게 보내는 개천절 경축사를 통해 단군국조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과 ‘이화세계’의 뜻을 다시 깊이 되새기자고 당부하고, 정부는 국민들과 함께 힘을 합쳐 발전과 민주, 포용, 화합, 평화의 5대 정신을 염두에 두면서 국조의 뜻을 실현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총리는 국조 단군께서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나라를 열어주셨고, 세상을 이치로 다스리는 ‘이화세계’를 펼치고자 꿈을 꾸셨고, 우리겨레는 국조의 정신을 이어가며 열심히 노력해 위대한 나라로 발전시켰으나, 국조 단군의 꿈을 완성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국조 단군의 정신을 다시 새기자고 강조하고 홍익인간과 이화세계의 오늘에 맞는 실천은, 첫째로 발전이라며, 경제적, 문화적, 정치적으로 더 발전해 우리 후손과 세계인류를 더 널리 이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어 둘째로 민주라며, 모든 영역에서 민주와 법치를 확립하는 것이 이치로 세상을 다스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셋째는 포용이라며, 약자들 더 보호하고 안전망을 더 확충하여, 어느 누구도 사회의 보호로부터 배제되지 않는 ‘포용국가’를 구현,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넷째로 화합으로, 다섯째로 평화를 들면서, 남북한의 적대를 끝내고 평화를 확보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마음을 모아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며, 세계평화에도 이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끝으로 단군께서 주신 ‘홍익인간’과 ‘이화세계’의 꿈은 결코 오랜 것이 아니고 바로 오늘의 과제라면서 그것을 실천하기로 단군께 다시 약속 드리자고 당부했다.

제 13회 세계한인의 날에 참석하여 축사를 하기전 재외동포대표들에게 인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과 당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5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 13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의 축사를 통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함께 잘 사는 나라, 온 겨레가 하나 되는 나라, 삶 속에서 힘이 되는 조국이 되도록 노력 하겠다”며 “동포들이 믿고 기댈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 고 말했다.

문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지난 100년 이뤄낸 성취에는 해외동포들의 애국과 헌신이 담겨 있다”고 말하고, “앞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에도 750만 재외동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대통령은 이어 “100년 전 각지에서 휘날리던 태극기가 우리를 하나로 뭉치게 해주었듯이 저는 오늘 동포 여러분께 다시 한 번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위해 함께 해주시길 요청 드린다”고 당부했다.

문대통령은 또 “동포들의 애정 어린 노력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어 냈듯이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개최하는데 힘을 보태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계한인회장대회의 한반도 평화통일노력 등 7개항의 결의

지난 10월 2일부터 서울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9년 세계한인회장대회는 4일의 폐막회의에서 세계한인회의 당면한 실천과제를 위한 7개 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7개 항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함께 써나가고, 한반도 평화통일과 올림픽 남북한 공동개최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는데 한 마음으로 동참할 것을 다짐한다.

우리는 차세대 재외동포의 정체성 함양을 위해 노력한다.

대한민국 초등 교과서에 ‘재외동포’가 다시 언급되기 시작한 것을 환영하며 대한민국교과과정에 재외동포에 대한 교육을 확대하여 줄 것을 결의한다.

한국의 연관기관들이 재외동포센터 건립사업을 채택한 것을 환영하며. ‘재외동포 교육문화센터’의 조속한 건립을 촉구한다.

정부가 해외 입양 동포와 해외 다문화 가정 자녀 등 한민족 뿌리를 가진 다양한 동포들을 포용하기 시작한 것을 환영한다.

헌법에 ‘재외동포’관련조항을 명문화 하여 줄 것을 건의한다.

재외동포 사회는 각자의 거주국 선거에 적극 참여하고, 모국의 재외선거에도 적극 참여할 것을 결의하며, 보다 많은 재외동포가 쉽게 동참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해주길 촉구한다.

제 3대 재 오스트리아 한인원로회 회장 취임축하회서 취임사를 말하는 김운하 편집고문

정체성과 실천과제를 다시 조명하면서

우리들이 ‘세계한인들의 정체성’이란 말을 사용할 때 그 의미를 압축하여 본다면, 재외동포의 본질을 먼저 들 수 있겠다. 재외동포라는 신분으로서 일관되게 유지해 온 고유한 실체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겠다.

이러한 본질과 실체에서 중요한 것은 한민족으로서의 혈통, 정신, 역사, 문화라는 것이다. 이것에서 또한 중요한 것은 정신일 것이다. 우리들이 이 정신을 얼, 혼, 이념, 사상, 의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가지 감탄스럽기도 하고 흥미로운 일은 비엔나 한글학교 교가에 한민족의 얼을 가꾸고 이어 나가자는 구절이 있다. 교사들과 학생들이 이 구절을 깊이 알고 부르고 있는 줄로 생각하지만, 사실상 우리들 누구에게든지, 한민족의 얼이 무어냐, 한민족의 혼이 뭐냐고 묻는다면, 얼른 올바르게 대답할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는지, 매우 흥미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신정일 저서 ‘단군 바른님’(1975)에 의하면, ‘인간을 크게 유익하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건국정신과 이치로서 나라를 다스린다는 ‘이화세계’(理化世界)의 실천이상이 한민족의 얼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홍익인간의 정신과 이념은 널리 알려졌다고 하겠지만, ‘이화세계’란 말은 좀 확실하게 들어오지 않을 수 있겠다. 세상을 이치의 세상으로 만든다 함은, 진리와 도리, 정의와 공정사회를 만든다는 이상이다.
신정일 저서 ‘단군 바른님’은 홍익인간이란 한민족의 얼의 핵심은 한인, 한웅, 단군의 한민족 삼 성조의 기본사상으로서, 시조 “단군 바른님 께서 나라를 여시고 백성들을 다스리심에 있어 한얼님께 제사를 지냄으로써 근본을 삼는 제천보본(祭天報本)의 숭천사상(崇天思想)과 조상을 공경하기를 한울 같이 하는 경조여천(敬祖如天)의 경조사상(敬祖思想)과 사람 사랑하기를 제 몸 같이 하는 애인여기(愛人如己)의 애인사상(愛人思想)을 일깨워 주시고 가르쳐 주심으로써 홍익인간에의 ‘얼’을 심어 주시었다“ 고 밝혔다.

한민족의 ‘얼’에 대한 하나의 명쾌한 해명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제 4351주년 개천절 경축사에서 한민족의 ‘얼’의 대강과 오늘의 있어서의 우리 ‘얼’의 5대 실천덕목으로서 발전, 민주, 포용, 화합, 평화를 강조한 셈이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제 13회 세계한인의 날에 내 놓은 약속과 당부는 오늘날 우리 재외동포들이 정체의식으로 삼고, 조국에 약속하면서 함께 실천해야 할 우리 정체성의 실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약속과 당부를 다시 되새겨 보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함께 잘 사는 나라, 온 겨레가 하나 되는 나라, 삶 속에서 힘이 되는 조국이 되도록 노력 하겠다”. 그리고 “동포들이 믿고 기댈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

2019 세계한인회회장대회가 결의한 7개 항의 실천사항도 그것은 전 세계 한인들의 결의사항으로 존중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지금 한민족은 비상하고 있다. 높이, 높이 날라 오르자. 우주창공에서 세상에 홍익인간의 깃발을 크게 흔들자. 홍익인간의 빛을 널리 밝게 비추자!

글 김운하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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