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사업체 탐방] 레스토랑 ‘가온’

비엔나 7구 낙원슈퍼마켓의 맞은편으로 쭉 걸어가면, 작은 태극문양의 간판을 볼 수 있다.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단골 손님이 생길 정도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비엔나의 한식 레스토랑 가온의 이찬우, 송민진 부부를 만났다.

가온 레스토랑의 대표 이찬우 사장의 동생과 어머님은 과거 “부산식당” 으로 비엔나에서 한식집을 운영한 바 있다. 비엔나에서 부산식당을 오픈하기 전,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한식당을 운영한 경험 또한 있던 것. 당시 이찬우, 송민진 대표는 영국과 슬로바키아에서 각각 떨어져 거주하다가, 자녀의 교육문제 등으로 인해 비엔나로 이주하게 되었고, 몸이 편찮았던 시어머님을 간병하는 것이 계기가 되어 비엔나에서 가족이 함께 뭉쳐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다고. 현재 가온 레스토랑은 송민진 대표의 친정 어머니인 안중녀 여사께서 함께 부엌을 맡아 꾸려나가고 있다.

“가온이라는 의미는 세상의 중심 이라는 순수 우리말을 뜻해요. 비엔나에서 한식당을 오픈할 때, 어떤 이름을 붙이는 것이 좋을까 해서 가족회의를 가졌지요.

다온 이라는 이름도 후보자였는데, Down 과 발음이 비슷하다고 해서 딸이 반대를 했었어요. 투표 결과 가온으로 한식당을 오픈하게 되었지요.”

가온은 2019년 8월 24일 처음으로 문을 연 후 지금껏 성황 중에 있다.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점차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 오픈한 첫 달에는 손님들의 약 80%가 한국인이었으나, 현재는 점차 외국인 손님들의 발길도 늘어나고 있어 지금은 대략 현지인들도 약 30% , 그리고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의 손님들도 약 30%를 차지할 정도라고. 하지만 두 대표는 아직 반 년 정도 더 지켜보겠노라 웃으며 말했다.

“오픈은 오전 11시 반부터지만, 오전 8시정도부터 가게에 출근해서 오픈준비를 하고 있어요. 재료를 구입하시는 것은 어머니께서 주로 맡고 계시는데, 재료를 고를 때도 하나하나 깐깐하게 고르시지요. 육회 고기 같은 경우는 구입부터 관리까지 매우 엄격하게 살펴보고, 고기를 썰 때에도 힘줄 하나를 허투로 보지 않으신답니다.”

가온은 현재 송민진 대표와 안중녀 여사가 조리를 담당하고 있고, 이찬우 대표가 홀과 서빙을 담당하고 있다. 대신 안중녀 여사가 조리의 메인을 담당하고 있으면, 송 대표는 수시로 홀을 체크하며 손님들의 불편과 요구사항을 빠르게 파악하고 수용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가온은 정통 한식요리를 이곳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비비큐 메뉴의 경우, 고기와 버섯으로 메뉴를 조합해 “쌈”을 싸 먹는 맛을 알리고 싶다고. 현지인들에게는 한국음식을 알림과 함께 한국인들에게는 옛 추억의 맛을 떠올리게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전식과 함께 돌솥비빔밥과 육회비빔밥, 그리고 비비큐 메뉴는 현지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메뉴라고 한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가 “조금 맵지 않을까” 싶은 메뉴들도 외국인들에게 예상 외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가온은 이런 점에 있어 “매운맛도 먹다 보면 즐길 수 있는 맛으로 변한다” 라고 밝혔다.
“외국인들이 생각보다 떡볶이와 치즈떡볶이를 즐겨 주문하고 있어요. 가온에서는 고추장을 쓰지않고 고춧가루를 볶아 소고기로 육수를 내어 깊은 맛을 내는데 외국인 손님의 입맛에도 잘 맞는 것 같아요. 중국 손님들에게는 편백나무 틀에 내어가는 고기찜 메뉴들도 인기가 있는데, 다시마 육수를 내고 직접 만든 두 가지 종류의 소스가 함께 곁들여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가온의 고기찜에 세팅되는 편백나무 틀은 가온에서 고객들의 건강과 알러지까지 고려하여 직접 한국에 주문을 넣어 제작한 것으로 기름기가 빠진 담백하게 맛을 자랑하고 있다.

“음식은 사소한 데에서 나오는 정성이 아닐까 싶어요. 정성이 곧 음식 맛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장도 직접 담그고 있다보니 일주일에 보통 30포기내외는 김장을 하게 되는데, 김치로 요리하는 메뉴들도 있고, 밑반찬으로도 내가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김치를 찾는 분들도 많아지셔서 어떤 때에는 일주일에 두 번 김장했던 적도 있었지요.”
가온에서는 단순한 맛김치 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김치들을 다양히 선보이고 있다. 차후 직접 담근 김치와 열무김치, 물김치를 포장 판매 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차차 배달 서비스도 시도를 하고 싶은데 아직은 포장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세우고 있다고 한다. 손님들에게 어떻게 하면 따뜻함이 식지 않고, 먹기에 불편하지 않을지, 언제나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다고.

앞으로 가온에서는 천천히 메뉴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기존의 메뉴들이 천천히 자리를 잡고 있는 중이니 천천히 메뉴를 조금씩 늘려 사람들에게 선보일 계획. 그 중 특히나 탕수육과 안동 찜닭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족발의 경우 약재료를 풍성히 넣어 충분히 삶아 선보일 예정이라고. 술안주를 위한 오뎅탕도 새로 선보일 신 메뉴에 리스트에 올려두고 있다. 찌개류를 위해 화로를 주문해 좀 더 식지 않고 오래 끓이며 맛 볼수 있게 하는 등, 고객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불편사항을 개선하는데 노력 중이라고.

세상의 중심 이라는 뜻을 가지고 새로이 문을 연 한식당 가온. 비엔나에서 한국적인 것을 알리겠다는 마음가짐과, 음식은 정성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가온이 앞으로도 쭉 나날이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가온 레스토랑
Apollogasse 20, 1070 Wien
월-토 11:30-22:00 오픈 / 일요일 및 공휴일 휴무

 

글/사진 허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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