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도나우섬 축제에서 한류축제를 만나다

도나우인셀페스트에서 K-Food를 선보여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한인연합회 팀이 부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나우인젤페스트(Donauinselfest)는 1984년부터 시작하여 매년 여름에 열리는 유럽 최대 규모의 야외 음악축제다. 팬데믹으로 2년간 취소되었다가 올해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다시 개최된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오랜만의 축제를 즐겼다. 특별히 올해에는 한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의 음악과 전통문화, 그리고 음식까지 즐길 수 있는 한류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한국 전쟁 72주년을 맞은 2022년 6월 25일,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 한가운데 있는 섬에서 익숙한 가락이 들려왔다. U1 도나우인젤 역 입구 가까이 있는 14번 무대에서 도나우 강을 배경으로 오연문화예술원 공연단이 오후에 있을 전통음악 공연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무대 옆의 부스에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온 한국관광공사가 한국을 알리는 퀴즈와 인스타 팔로우 선물 추첨행사를 하고 있었다. 부스 안에는 한복체험도 마련되어 있어, 원하는 사람은 한복을 입어보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현장 직원의 말에 따르면 하루 새에 이미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했다고 한다.

한국관광공사 부스에서 경품추첨에 참여하고 있는 방문객.

무대 앞 광장에는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한국음식을 먹고 있었다. 오스트리아 한인연합회에서 준비한 부스에서는 분주하게 주문을 받고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한국의 핫도그(콘도그)부터 컵라면, 떡과 같은 간식부터 불닭덮밥과 불고기 덮밥까지 인기많은 K-Food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바움쿠헨, 소시지 핫도그, 란고스, 수페같이 행사때마다 항상 파는 똑같은 스낵에 지친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처음 보는 불고기를 주문하고 있었다. 특별히 이번에는 총 3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여 시간별로 한인연합회 부스에서 음식준비와 서빙을 도와 더욱 활기가 넘쳤다. 

오후 4시가 되자, 갑자기 사람들이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했다. 인파를 따라 가보니 섬 가운데 있는 큰 무대에서 BTS, 블랙핑크 등 유명한 KPOP 노래가 대형스피커로 울리고 있었다. 이번 행사를 위해 방문한 걸그룹 ‘라잇썸’의 무대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먼저 흘러 나오는 KPOP에 춤을 추며 몸을 풀고 있었다. ‘라잇썸(LIGHTSUM)’은 이제 데뷔 1주년을 맞은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 8인조 걸그룹으로 첫 해외 공연을 위해 오스트리아를 찾았다. 잠시 후 같은 소속사 그룹인 펜타곤의 영상편지와 함께 라잇썸이 나와 데뷔곡 ‘Vanilla’로 무대를 시작하였다. 사람들은 후렴부분을 다함께 따라부르며 미리 챙겨온 응원도구를 흔들기도 했다. 이후로 ‘Vivace’와 신곡인 ‘Q’와 ‘Alive’까지 완벽한 무대를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무대 중간 잠깐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라잇썸 멤버들은 첫 해외공연에서 이렇게 열성적인 팬들의 응원을 만나 감격해하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라잇썸 무대에 몰려든 사람들. 더운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발디딜 틈 없었다.
최고의 무대를 선보인 걸그룹 ‘라잇썸’
응원패널을 직접 만들어 온 팬

짧게만 느껴졌던 무대가 끝나자 모였던 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다시 같은 곳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 다음 한류 행사가 열리는 14번 무대였다. 중앙 무대보다 비교적 공간이 작다보니 말그대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한국 음식 부스는 주문하는 줄이 아예 밖까지 길게 늘어서 있었다. 

공연을 위해 몰려든 사람들과 한국 음식을 주문하려고 줄을 선 사람들

도나우 강을 배경으로 풍물놀이가 시작되었다. 꽹과리와 징, 장구, 북, 그리고 태평소까지 아무런 음향 장치도 없이 소리적으로 온 섬을 압도했다. 고운 한복을 입은 단원들이 북춤과 부채춤까지 선보이자, 처음 들어보는 흥겨운 가락에 많은 사람들이 홀린 듯 박수갈채를 보냈다. 

흥겨운 전통 가락이 휩쓸고 지나간 다음에는 바로 뜨거운 KPOP의 열기가 뒤를 이었다.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KWF)’ 오스트리아 예선전이 바로 이 무대에서 진행되었다.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은 외교부 공공외교 사업 중 하나로 문화체육관광부와 KBS가 2011년부터 주최하고 있는 세계 최대 한류 축제중 하나다. 각 나라의 예선전을 통과한 최종 15개의 팀은 창원 KBS 본선무대에 진출하게 된다. 오스트리아에서는 2017년부터 매년 예선전을 치르고 있으며, 올해에는 11개 팀이 노래와 춤 부문에서 각각 경쟁을 펼쳤다. 대회의 사회와 진행은 모두 오스트리아 현지 KPOP 동호회 ‘민들레’ 회원이 진행하였다. 예선에 참가한 댄스크루와 보컬팀들은 이미 오스트리아 안에서도 꽤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듯 했다. 걸그룹 응원 못지 않은 뜨거운 함성과 응원이 이어졌다. 

날이 어두워지자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낮부터 이미 한껏 올라버린 흥을 주체하지 못한 사람들이 케이팝 파티를 즐기며 흘러나오는 음악에 밤 늦게까지 춤을 추었다. 

한류 축제 행사가 있다는 소식에 도나우섬을 찾은 한국인들도 많았다. 오스트리아에 산 지 오래 되었는데도, 도나우섬음악축제에 직접 와 본 것은 처음이라고 하는 분들이 많았다. 유럽 한복판의 음악행사에 처음으로 한류 행사가 같이 진행된다고 하니 응원하는 마음으로 와 보았는데, 막상 와서 보니 오히려 현지 사람들이 케이팝을 훨씬 신나게 즐기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또한 한류 축제를 준비한 대사관 측과 더불어 직접 한국 먹거리 음식 부스를 운영한 오스트리아 한인연합회와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눈과 입이 즐거운 행사를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글: 최예빈 기자 / 사진: 주현우, 최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