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하 편집고문

한주헌요나 김양제경이수연김성호 음악인들의 활동

 

코로나 팬데믹이 아직도 우심하여 문을 닫고 있는 유럽무대에서 한국인 음악가들이 온라인 스트리밍등을 통해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린츠주립극장 뮤직컬단 수석지휘자 한주헌은 지난 3월 20일 뮤지컬 ‘파도’(The Wave)를 지휘했다. 비엔나에서 활동 중인 소프라노 양제경은 지난 3월 20일과 21일 바덴극장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여주인공 비올레타 역의 데뷔를 가졌다. 독일 도르크문트 오페라 전속 솔로이스트 소프라노 이수연은 3월 20일 도르트문트 오페라 주최로 노르트 라인 베스트팔렌주 성악센터에서 독창회를 가졌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오페라 연출가 겸 대본작가 요나 김은 오는 4월 2일부터 5일 까지 열리는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갈라 콘서트의 연출을 맡는다.

 

뮤지컬 ‘파도’를 지휘하는 린츠주립극장 뮤지컬단 수석지휘자 한주헌

한주헌의 지휘로 유럽초연을 가진 뮤지컬 ‘파도’는 좀 특이한 작품이다. 미국 ‘Goodspeed Writer’s Colony’ 소속작곡가 Jonny Mercer가 발전시킨 이 뮤지컬은 미국 Ryder Farm Space의 지원을 받아서 만들어진 대본으로 작곡된 것이다. 대본과 작곡과정, 그 내용 등이 모두 특이하다. 2019년 미국서 초연된 작품이다.

뮤지컬의 줄거리는 고등학교 역사 교사 론 존스(Ron Jones)가 독일 나치스를 소개한 ‘삶의 책’을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공부를 하도록 한다. 론의 의도는 나치스의 교육방법으로 학생들의 학습의 질과 단결력을 높이자는 것이었다. 인기와 친구가 많은 남학생 제임스 등 많은 학생들은 흥미를 가지고 참여한다. 너무 수줍은 탓으로 왕따를 당하고 있는 로베르트는 자신이 없다. 학급 제일 우등생이며 시문학에 심취해 있는 엘라는 교사의 의도에 반대한다.

월요일부터 시작된 나치스 훈련방법에 따른 학습은 일주일 만에 급속도로 발전한다. 학생들은 ‘파도’단체를 조직하고 단가와 단복, 경례법을 제정한다. 다른 학급으로 보급한다. 론 존스 교사는 자신이 히틀러 같은 지도자가 되려고 한다. 론과 학생들은 ‘파도’운동을 지역에서부터 시작하여 전국으로 확대할 것을 결의한다. 론 교사는 강당에 전교대회를 준비한다. 엘라는 반우들의 운동이 파도같이 높이 일게 되자 광란으로 고조되는 운동을 멈추게 해야 되겠다고 결심한다. 그녀는 자신을 좋아 하는 제임스를 먼저 설득하여 함께 저지운동을 편다.

뮤지컬 ‘파도’의 장면 – 학생들이 제복을 입고 나치스 단원 같은 훈련을 하고 있다.

론 교사는 학교 강당에서 교내 학생대회를 연다. 론은 자신이 일으킨 ‘파도’운동은 사실은 전국운동의 한 부분으로 탄생된 것이며 곧 전국의장이 스크린에 나타나서 연설을 할 것이라고 선언한다. 그러나 인터넷 중계가 잘 되지 않게 되자 론은 나치스 지도자 히틀러의 연설화면을 중계한다. 학생들은 광분한다. 그러나 이 순간 수줍게 따라 오던 로베르트가 나타나 자신은 왜 다른 학생들과 같이 흥분되지 않느냐면서 권총을 끄내 들고 자살을 하려고 한다. 장내는 숙연해 진다. 엘라가 로베르트에게 달래어 간신히 권총을 빼앗고 진정시킨다. 로베르트는 통곡을 터트리고 학생들은 해산한다.

엘라는 론을 꾸짖고 무대 안으로 내 쫓는다. 무대에 혼자 남은 엘라는 사람들이 광분할 때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생각하는 공간’을 가지는 것이라고 노래한다. 그녀는 미국 인종평등운동을 일으킨 ‘자유전사들’(Freedom Fighters)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고, 이들의 정신을 노래한 시인 Langston Hughes의 시구를 소개하면서 그녀의 아리아를 끝낸다.

연출 Christoph Drewitz, 무대 Veronika Tupy, 의상 Anett Jager도 매우 좋았다. 한주헌 지휘자는 피아니스트도 겸했다. 여주인공 엘라역의 소프라노 Hanna Kastner와 론 존스 교사역의 테너 Christian Froehlich가 탁월한 가창과 연기를 보여 주었다.

 

소프라노 양제경은 비엔나 인근의 바덴(Baden)극장에서 2019년 모차르트의 오페라 ‘후궁으로 부터의 도주’에서 여주인공 역을 한 후 2021년 2월 27일부터 3월 26일 까지 바덴극장에서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여주인공 비올레타 역으로 공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의 록다운으로 대면공연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극장 측은 봄 시즌에 공연하려던 오페라 돈 카르로와 나부코를 라 트라비아타에 묶어 온라인 비대면 갈라 콘서트를 열었다.

바덴 극장에서 라 트라비아타의 여주인공 비올렛타로 데뷔한 양제경 소프라노

3월 20일 밤 7시 바덴극장에서 ‘라 트라비아타 & 캄파니 인 콘서트’란 이름으로 열린 스트리밍 공연에서 소프라노 양제경은 라 트라비아 중 두 개의 아리아와 두 개의 듀엣을 부르고, 합창 ‘축배의 노래’에서 솔로로 참여를 했다.

소프라노 양제경의 첫 번째 아리아는 “Ich will frei und ungezügelt leben”(나는 자유롭고 제약없이 살고 싶어요), 두 번째 아리아는 “Addio schöne Träume”(아름다운 꿈이여 안녕), 첫 번째 듀엣은 “Der Tag war glücklich”(행복했던 그날은), 두 번째 듀엣 “Alldem hier Liebste”(사랑하는 이들이 모두 여기 있네요)였다. 듀엣의 파트너는 알프레도 제르몽 역의 테너 Sebastian Reinthaller였다. 지휘 Michael Zehetner, 협연은 바덴극장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독일 올덴부르기쉬 극장에서 2019년 독일 북서쪽 라인-루르 지방의 도르트문트 오페라 극장 전속 솔리스트로 옮긴 소프라노 이수연은 3월 20일 밤 7시 30분 도르트문트에 있는 노르트 라인 베스트팔렌 주 성악센터에서 ‘디지털 오페라 콘서트’를 가졌다. 이 프로그램은 도르트문트 오페라극장이 주최하고 성악센터가 협찬하는 프로그램으로 코로나 팬데믹 중 음악청중들을 위해 극장소속 가수들을 출연자로 삼아 갖는 비대면 공연이다. 사회자와의 대담시간을 혼합했다.

소프라노 이수연의 디지털 오페라 콘서트 중

소프라노 이수연은 두 번째 주인공으로 나왔다.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의 아리아 “Caro nome”(그리운 그 이름), 벨리니의 오페라 라 존남부라의 아미나의 아리아 ”Care Compagne—Come per me sereno”(마음도 상쾌하고—), 조두남 곡 “새타령”을 감동적으로 불렀다. 피아노는 Christoph JK Mueller, 사회자는 Heribert Germeshausen. 소프라노 이수연에 앞서 제 1회 디지털 오페라 콘서트에는 도르트문트 오페라 극장 전속 솔로이스트로 있는 테너 김성호가 출연했다.

테너 김성호의 디지털 오페라 콘서트 중

 

연출가 겸 대본작가 요나 김은 당초 잘츠부르크의 2020년 시즌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를 연출하게 되어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2021년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로 연기되었다. 그러나 여전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오는 4월 5일 오케스트라와의 콘체르탄테 콘서트로 변경 되었다. 출연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와 테너 요시프 에이바조브 등이다.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 투란도트 연출가 겸 대본작가 요나 김

 

유럽은 아직도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3월 들어서도 하루 2,500명에서 3,500명 내의 감염자들이 발생하고 있을 정도이다. 이런 엄혹한 가운데서도 한국인 성악가들이 무대를 지키고 공연을 하면서 한국을 빛내고 있는 사실은 참으로 자랑스럽고 흐뭇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유럽서 활동 중인 우리 예술인들의 장한 모습들에 큰 박수를 보내면서 건강하게 지내길 축원한다.

 

글 김운하 편집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