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부터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왔던 한일관에서 ‘상상’이란 새 이름으로 단장한 지 1년 만에 뵙게 됐어요. 늦었지만 축하드리며 상상 소개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상상은 2세대에 걸쳐 온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한식당이에요. 말씀하신대로 1989년에 현재 위치에 한일관의 첫 간판을 달았어요. 당시 아버지가 요리사로 초빙을 받아 빈에 잠깐 머무르는 중이셨는데, 그때 오스트리아에 반해 이민을 결심하셨고 그렇게 30년 넘게 이곳에서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어요. 1989년 12월 17일 첫 오픈 날짜도 아직 기억한다고 하시네요.

 

상상, 새 이름과 함께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상상 뜻 또한 궁금합니다.

첫째와 둘째 아들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상상이라고 지었어요. 또한 문화와 예술의 도시 빈에서 상상력은 빠질 수 없는 예술의 근원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상상이라고 가게 이름을 정했을 때, 친한 지인이 본인이 상상하는 미래의 도시를 그려 주셨고, 그 그림을 한국적인 요소를 추가해 상상 레스토랑의 벽으로 옮겼어요.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담은 벽화인데, 깔끔한 인테리어와 잘 어울린다고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저희도 뿌듯합니다.

 

 

최근 몇 년간 한류의 흐름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한국문화와 음식에 관한 관심과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식에 대한 현지 반응과 분위기를 어떻게 체감하고 계시나요?

요즘은 미디어 플랫폼의 발전으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여러 언어로 번역된 한류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가 있어요. 그중 단연 먹방이 빠질 수가 없죠. 영국에서는 2020년 올해의 단어 중 먹방이 뽑혔다고 하니 그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도 안 될 정도네요. 예전에는 한국 음식하면 불고기 또는 김치 정도만 떠올리셨는데, 다양한 플랫폼에서 유명인들의 먹방을 통해 더 다채로운 한국의 먹거리들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있어요. 전에 없던 떡볶이나 치킨 같은 메뉴를 찾는 젊은 손님들이 점점 늘어나는 걸 보니, 미디어 플랫폼의 발전이 한류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네요.

 

상상이 생각하는 한식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담백하고 건강한 질리지 않는 매력이죠. 한번 접하면 꼭 다시 찾게 되는 게 한국 음식인 거 같아요. 한식을 다시 찾게 되는 이유로 저희는 손맛을 꼽고 싶어요. 정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요리하는 사람의 마음이요. 상상에서는 여름철이 되면 텃밭에서 직접 기른 채소를 요리에 사용해요. 채소의 재배부터 주방을 거쳐 식탁까지 그 모든 곳에 들어간 정성이 다시 상상을 찾게 되는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국적별로 선호하는 음식이 따로 있을까요?

한국 분들은 얼큰한 찌개류나 회덮밥을 많이 찾으시고, 현지 분들은 덜 매운 찌개나 양념치킨, 김밥 같은 분식류를 좋아해요. 공통적으로는 역시 코리안 바베큐죠. 갈비살 같이 직접 구워 드실 수 있는 메뉴를 좋아하세요.
상상의 대표 메뉴가 무엇인가요? 추운 겨울에 추천하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추운 겨울에는 다 같이 둘러앉아서 먹는 김치찌개 매운탕 같은 얼큰한 찌개를 추천하고 싶어요. 갈비살은 큰 덩어리로 받아서 그때그때 좋은 부위로만 드리고 있어요. 직접 만든 쌈장과 무채와 함께 드시는 코리안 바베큐는 상상만의 차별화된 메뉴라고 생각해요. 지금처럼 추운 날씨에는 얼큰한 찌개와 소주 한 잔이 최고인 거 같아요. 흐린 날씨에 마시기 좋은 막걸리에 어울리는 안주로는 미니 전 세트, 김치전, 파전을 추천합니다.

 

코로나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실 거라 예상됩니다. 상상만의 코로나 대응 방안이 있나요?

먼저 다들 건강하시고 힘든 이 시간을 굳건하게 이겨내시길 바라고 있어요. 저희는 상상 직원들과 방문하시는 손님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였어요. 안심하고 식사하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거리 유지는 물론이고 테이블, 의자, 메뉴판까지 매번 소독하며 안전 방역 수칙을 준수했어요. 실제로 손님들도 저희가 소독하는 걸 보시고는 안심이 된다고 얘기해 주셨죠.

 

상상의 장기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희가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순 없지만, 외국에서 한식을 알리는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상상을 방문하시는 손님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만 안겨 드리고 싶어요. 오래된 단골손님들과 대화 하다 보면 부모님께서 오랜 시간 얼마나 정직한 마음과 애정을 가지고 손님들을 대하셨는지 알 수 있어요. 예전 한일관을 가족과의 추억의 장소로 기억하는 손님들이 많으세요. 지금의 상상에서도 계속해서 좋은 추억을 쌓으셨으면 좋겠어요. 훗날 상상을 떠올렸을 때, 미소가 그려지는 그런 추억의 한 장소가 되길 바랍니다.

 

앞으로의 바람과 오스트리아 한인분들께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요?

앞서 말했듯 다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은 위기에 강해요. 이 위기를 충분히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민족이라고 생각해요. 여태 그랬듯 우리 오스트리아 한인들이 서로 도우며 협동해서 이겨낼 겁니다. 다시 찾아올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며 이번 겨울 따뜻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글 이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