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도나우 공원에 있는 한인문화회관은 한글학교로 바뀌어 수많은 발길로 아침을 시작한다. 등교하는 학생들과 자녀의 등교를 위해 토요일 아침부터 일찍 집을 나선 학부모님들로 한글학교는 복작복작 활기를 띈다. 9시 30분,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학생들은 서둘러 각자의 교실을 찾아 들어가고, 그렇게 한글학교 수업이 시작된다. 그제서야 쉼없이 달리던 복사기도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러한 매주 토요일의 한글학교 일상은 어떻게 준비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새삼 던져본다.

토요일 아침, 학생들보다 먼저 촉촉한 이슬이 맺힌 도나우 공원을 지나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 날씨가 좋으니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좋아하겠다.”, “오늘 비가 와서 날이 흐린데 다들 일어나서 오기 피곤하겠네..”, “요즘 부쩍 일교차가 커졌는데, 감기 걸린 친구가 있진 않을까?”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며 도나우 공원을 가로질러 한글학교에 도착을 하는 사람들은 비엔나 한글학교의 교사들이다. 9시부터 시작되는 교사회의에 앞서 더 일찍 도착해서 교실을 정리하고, 복사기를 깨워 일을 시킨다. 총 열 한 개의 학급을 위해 수업자료를 준비해주는 복사기는 비엔나 한글학교의 숨은 최대 공신이다. 9시가 되면 복사실 옆에 있는 작은 교실에 교장선생님, 서무선생님을 비롯한 총 13 명의 교사들이 모여 회의를 시작한다. 매달 첫 주는 이렇게 모두가 모여 전체 회의를 가지고 나머지 주에는 유치부, 저학년, 고학년 교사들로 세 그룹으로 나누어 소그룹 회의를 진행한다. 전체 회의에서는 한글학교의 방향과 행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소그룹 회의에서는 각 반 현황을 나누고 행사를 위해서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세부적인 내용을 정한다. 그렇게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금새 시계는 30분을 가리키고, 교사들은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서둘러 각 교실로 향한다. 30분을 꽉 채워 이야기해도 의논하고 공유할 내용은 많고 또 많다. 매주 수업과 행사 이야기를 하기에도 길지 않은 시간인데, 한글학교의 방향성과 교육에 대한 고차원적인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더욱 더 짧은 시간이다. 교사들의 아쉬운 마음과 결의가 모여 드디어 지난 8월 31일, 교사들이 모여 공식적으로 2019년도 교사회의를 가졌다.

큰 마음, 큰 뜻을 모아 시작된 <교사회의>였던 만큼 회의 당일을 위해 많은 준비가 있었다. “돈의 부족은 장애물이 아니다. 장애물은 바로 아이디어의 부족이다.”라는 켄 하쿠타의 명언을 걸고 진행된 회의 준비는 교사회의 규칙과 안건 목록을 미리 작성하여 수정 및 보완하며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교사회의를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그리고 본 회의 참석이 힘든 교사가 생길 것을 대비해 회의 준비지를 작성해서 많은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존 매주 이뤄지는 수업 전 교사회의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또한 유치반, 저학년, 고학년은 본 회의에 앞서 별도로 분반회의를 가져서 미리 안건에 대한 생각을 충분히 공유했다. 8월 31일 당일에는 교사 한 명을 제외하고는 전원이 다 참석했으며, 참석이 불가피했던 교사는 미리 안건에 대한 의견을 다 서면으로 제출했기에 참석률은 100%였던 성공적이고 역사적인 <교사회의>였다.

이날 교사회의는 재독 한글학교협의회에서 주최한 2019 청소년 우리말 우리문화 집중교육에 초빙 교사로 다녀온 최가연 선생님의 보고를 시작으로 2019 유럽 한글학교 교사 연수회에 다녀온 심민아, 홍유정 선생님의 보고와 재외동포재단이 한국에서 주최한 2019 한글학교 교사 연수를 다녀온 이청민 선생님의 보고가 이어졌다. 이어서 진행된 안건에 대한 토론시간에는 딱딱한 분위기가 아닌, 편안한 분위기에서 허심탄회하게 한글학교 교육을 돌아보며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첫 걸음이 되는 동시에 가장 큰 방향성인 ‘비엔나 한글학교의 교육 목표와 방향’에 대한 토론을 바탕으로 교사들이 비엔나에서 자라나는 우리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고 확인할 수 있었고, 이어 학기제에 대한 토론과 세부적인 교육 및 교과과정, 커리큘럼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신기하리만치 같은 의견을 전 교사들이 낼 수 있었던 것은 교사들의 열정과 사명감, 학생들에 대한 사랑이 한 마음 한 뜻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뿐만 아니라 본 회의에서는 비엔나 한글학교의 큰 행사인 2020년도 개교 40주년 기념 미국 다솜학교 방문과 관련하여 오랜 토론이 이어졌다. 올해 선발대로 교사들 중 심사과정을 거쳐 선발된 두 명의 교사(임혜선, 최가연)가 미국 다솜학교와 YKAA Summer Camp를 다녀온 보고를 바탕으로 많은 토론과 재고가 있었다. 위대한 것들은 결코 안락지대에서 오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가슴에 품고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고민하고 노력하는 교사들의 발걸음이 본 회의를 통해 빛을 발한 듯 하다. 이번 회의의 결과는 비엔나 한글학교의 앞으로의 행보에 분명하게 나타날 것이라 믿는다. 더욱 더 많은 발전이 기대되는 비엔나 한글학교, 그리고 이를 위해 헌신하는 교사들을 응원합니다!

기사제공: 비엔나 한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