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6일, 오스트리아 전역에 외출제한령이 내려졌다.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아시아를 비롯, 유럽에서까지 확진자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며 정부는 외출을 제한하며 자택 근무를 권고, 생필품 마켓과 약국, 은행등을 제외한 레스토랑과 카페, 박물관과 미술관을 당분간 닫기로 결정했다.

한인사회에서도 그 여파는 적지 않다. 5인 이상의 야외 모임이 중지되면서 종교단체에서도 예배와 미사를 중단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외출 제한령이 발표 되기 전, 사재기를 염려하던 사람들은 한인마트와 현지 슈퍼마켓에서 여러가지 식품과 쌀, 라면을 사다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로 인해 한동안 슈퍼마켓에서 파스타와 우유, 휴지의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외출제한으로 인해 텅 비어있는 케른트너 거리의 모습

오스트리아에 퍼진 코로나 바이러스는 2020년, 21세기 들어서 사람들의 행동패턴을 바꾸고 있다. 사람들은 외출 대신 SNS와 온라인으로 안부를 주고받고 물건을 쇼핑하고 있다. 처음 외출 제한령이 시행 되었을 당시에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았지만, 어느덧 약 3주가 지난 지금은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끼거나, 스카프로 입을 가리고 다니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졌다. 계속되는 외출과 점차 증가하는 확진자 수에 오스트리아 정부는 일부 주를 격리시키고, 여행자제 권고와 국경을 통제하는 등 다양한 수로 확진을 막으려 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슈퍼마켓 등의 생필품 구매 시 마트에서 일회용 마스크를 나누어 주는 방법을 시행하고 있고, 6일부터 마스크를 지참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 외출 및 구매를 위한 방문을 자제하는 방침을 시행하겠다고 밝혀 다소 강경한 외출 제한을 시행하기로 결 정했다.

확진자가 많아지며 학교들도 수업을 중단하는 등 공지를 내리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레슨과 수업을 병행하고 있는 경우도 생겨났다. 마투라 시험 역시 연기되는 등 오스트리아의 거의 대부분 상황이 멈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병원에서는 급한 환자가 아닐 경우 예약을 연기하거나 취소권고를 전달하고, 예약을 한 사람에 한해 진료를 제한하고 있으며 동행자를 제한하는 병원도 있다. 입원환자의 경우 병문안을 제한하고 있어 혹시나 모르는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마트에서는 자체적으로 영업시간을 단축하며 귀가를 서두르고 있고, 줄어든 일자리로 인해 AMS의 실업구좌를 등록하는 사람 숫자도 매일 늘어가고 있다. 그야말로 모든 시스템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맞춰 운영되는 셈이다.

가장 북적이는 메인거리인 그라벤 거리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한산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전세계가 셧다운 상태에 돌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로 인해 한창 북적거리던 시내가 텅 비어있는 드문 광경을 만날 수 있다. 그로 인해 한편으로는 다행스러운 환경뉴스들을 보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긴 베네치아의 수로에서는 돌고래가 헤엄치고, 세계 곳곳의 시내에도 인적이 끊긴 거리에 야생동물이 출몰했다는 해외토픽, 그리고 공장가동이 중지된 중국의 상황으로 미세먼지가 걷혀 깨끗해진 하늘을 본다는 뉴스까지 보도 될 정도다.

페스트가 유럽을 점령했던 때처럼,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의 피해자들을 위해 초를 켜두고 있다.

바이러스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라는 말이 생겨나고 있는 2020년, 여느 해 같으면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어야 할 비엔나의 시내도 한결 조용하다. 여느 해보다 다소 조용한 봄을 맞고 있는 지금, 그러나 집 안에서 온라인으로 꽃놀이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잔인한 봄” 이 아닐까. 봄이 가고 꽃이 떨어지기 전에 다시 시내가 활기차길, 햇볕을 즐기며 야외에서 커피를 마시는 일상이 오길, 보고싶은 지인과의 약속을 마음껏 잡는 시간이 오기를 꿈꾸어 본다.

 

글/사진 허미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