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동향] EU, ‘백신 여권’ 필요성 공감대…실행방안은 아직

구체적 사용 방안은 합의 안돼…회원국간·개별국 내 논쟁 계속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 혹은 ‘백신 여권’ 도입 문제를 두고 점차 의견 접근을 이루고 있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최근 ‘백신 여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25일 EU 회원국 정상 화상 회의 뒤 “모두가 우리가 디지털 백신 접종 증명서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면서 이 같은 증명서가 아마도 여름 전에는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게 발급하는 ‘백신 여권’ 도입 문제를 두고 그동안 EU 회원국 사이에서는 견해가 엇갈렸으나 앞서 회의적 입장을 보였던 독일이 태도를 완화하면서 의견 접근을 이룰 수 있었다.

독일, 프랑스, 벨기에 등은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이 아직 많지 않고, 접종자들이 백신을 맞은 뒤에도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백신 증서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었다.

또 이 같은 증명서는 현재로서는 극소수에게만 부여될 것이기 때문에 차별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까지 EU 내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은 성인 인구의 8%에 불과하다.

반면 관광 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은 이 같은 제도가 여행에 숨통을 트일 수 있다고 기대하며 도입을 강력히 지지해왔다.

 

이 국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에게 증명서를 발급해 여행하거나 식당이나 콘서트에 갈 수 있도록 하는 등 방역을 위한 제한 조치를 완화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이 같은 증명서를 만드는 것이 “백신 접종 여권을 가진 사람들만 여행이 허용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백신 접종 증명서 개발을 위한 기술적인 작업과 관련한 문제 외에 아직 다수의 정치적인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EU 회원국 정부 간, 또 개별 회원국 내에서는 증명서를 가진 사람들에게 방역 조치를 완화해줘야 하느냐를 두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스웨덴 등 일부 회원국은 이미 이 같은 증명서 도입을 발표했다.

그리스의 경우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들에게 일단 의료 목적의 사용을 위한 디지털 백신접종 증명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또 이스라엘과는 백신 접종을 한 사람에게는 격리 없이 상대국을 오갈 수 있도록 하는 합의를 체결했다.

지난 24일 기준 전체 인구의 약 49%에 달하는 453만 명이 1차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 완료자와 감염 후 회복자, 음성 확인자 등에게 ‘그린 패스’를 발급해 더 많은 자유를 부여하고 있다.

그린 패스를 받은 사람은 헬스클럽과 수영장은 물론 문화·체육 행사에도 참석할 수 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만약 EU가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게 부여할 혜택들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자국은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함께 이 같은 조치를 곧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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