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5주년 광복절 온라인 경축식

문재인 대통령 경축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광복 75주년을 맞은 오늘,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나라의 독립을 이룬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정신을 되새깁니다.

오늘 경축식은 생존 애국지사님들을 맞이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임우철 지사님은 101세이시고, 다른 세 분도 백수에 가까우신 분들입니다.
어떤 예우로도 한 분 한 분이 만들어온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발전과 긍지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 곁에 생존해 계신 애국지사님은 서른한 분에 불과합니다.
너무도 귀한 걸음을 해주신 임우철, 김영관, 이영수, 장병하 애국지사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힘찬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우리의 광복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민주공화국의 주인으로 함께 일어나 이룬 것입니다.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크고 작은 성취를 이룬 모든 분들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선열들은 ‘함께하면 어떤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신념을 ‘거대한 역사의 뿌리’로 우리에게 남겨주었고, 우리는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함께 위기를 이겨내며, 우리 자신의 역량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기후이변으로 인한 거대한 자연재난이 또 한 번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역시 반드시 이겨낼 것입니다.
소중한 생명을 잃은 분들을 비롯하여 재난에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재난에 맞서고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기상이변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까지 대비하여 반복되는 아픔을 겪지 않도록 국민안전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되어주신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며, 오늘의 위기와 재난을 반드시 국민과 함께 헤쳐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가 모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조선시대 훈련도감과 훈련원 터였습니다.
일제강점기 경성운동장, 해방 후 서울운동장으로 바뀌었고, 오랫동안 동대문운동장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땀의 역사를 간직한 곳입니다.

그 가운데 식민지 조선 청년 손기정이 흘린 땀방울이야말로 가장 뜨겁고도 안타까운 땀방울로 기억될 것입니다.
1935년 경성운동장, 만 미터 경기 1위로 등장한 손기정은 이듬해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습니다.
일본 국가가 연주되는 순간 금메달 수상자 손기정은 월계수 묘목으로 가슴의 일장기를 가렸고, 동메달을 차지한 남승룡은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았습니다.
민족의 자존심을 세운 위대한 승리였지만 승리의 영광을 바칠 나라가 없었습니다.

우리의 독립운동은 나라를 되찾는 것이자, 동시에 개개인의 존엄을 세우는 과정이었습니다.
우리는 독립과, 주권재민의 민주공화국을 수립하는 혁명을 동시에 이루었습니다.
다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당당한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 국민의 노력은 광복 후에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원조를 받는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되었고, 독재에 맞서 세계 민주주의의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국가의 이름으로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고, 인권을 억압하던 시대도 있었지만, 우리는 자유와 평등, 존엄과 안전이 국민 개개인의 당연한 권리가 되는, ‘나라다운 나라’를 향한 발걸음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많은 위기를 이겨왔습니다.
전쟁의 참화를 이겨냈고,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위기도 국민들과 함께 이겨냈습니다.
오히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으로 ‘소재·부품·장비의 독립’을 이루며, 일부 품목에서 해외투자 유치의 성과까지 이뤘습니다.

코로나 위기 역시 나라와 개인, 의료진, 기업들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극복해냈습니다.
정부는 방역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고, 국민들은 정부의 방침을 신뢰하며 스스로 방역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빠르면서도 정확한 진단 시약을 개발했고, 노동자들은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방역물품을 생산했습니다.
의료진들과 자원봉사자들, 국민과 기업 하나하나의 노력이 모여 코로나를 극복하는 힘이 되었고, 전세계가 인정하는 모범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더 높은 긴장이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백신 확보와 치료제 조기 개발을 비롯하여 바이러스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국경과 지역을 봉쇄하지 않고, 경제를 멈추지 않으면서 이룬 방역의 성공은 경제의 선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역의 성공이 있었기에 정부의 확장재정에 의한 신속한 경기 대책이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전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는 올해 OECD 37개국 가운데 성장률 1위를 기록하고, GDP 규모에서도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많은 고통을 겪으면서도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는 우리 국민들께 다시 한 번 존경과 감사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웃’의 안전이 ‘나’의 안전이라는 것을 확인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판 뉴딜’을 힘차게 실행하며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양 날개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혁신하고, 격을 높일 것입니다.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꾸며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입니다.

‘한국판 뉴딜’의 핵심을 관통하는 정신은 역시 사람 중심의 ‘상생’입니다.
‘한국판 뉴딜’은 ‘상생’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이며, ‘고용·사회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 번영과 상생을 함께 이루겠다는 약속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격차와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모두가 함께 잘살아야 진정한 광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와 미래세대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길에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해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

2016년 겨울, 전국 곳곳의 광장과 거리를 가득 채웠던 것은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의 정신이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언제나 국민에게 있다는 사실을 촛불을 들어 다시 한 번 역사에 새겨놓았습니다.
그 정신이 우리 정부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75주년 광복절을 맞아 과연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광복이 이뤄졌는지 되돌아보며, 개인이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나라를 생각합니다.
그것은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는 헌법 10조의 시대입니다. 우리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자유와 평등의 실질적인 기초를 탄탄히 다지고, 사회안전망과 안전한 일상을 통해 저마다 개성과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한 사람의 성취를 함께 존중하는 나라를 만들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결코 우리 정부 내에서 모두 이룰 수 있는 과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믿음을 국민들께 드리고, 확실한 토대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는 대한제국 시절 하와이, 멕시코로 노동이민을 떠나 조국을 잃고 돌아오지 못한 동포들을 기억합니다.
그 눈물겨운 역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조국은 동포들을 지켜주지 못했지만, 그분들은 오히려 품삯을 모으고, ‘한 숟갈씩 쌀’을 모아 임시정부에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며, 해외 독립운동의 뿌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우리는 해방된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끝내 돌아오지 못한 동포들도 끝까지 기억해야 합니다.

나라가 국민에게 해야 할 역할을 다했는지, 지금은 다하고 있는지,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단 한 사람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성장했고, 그만큼 자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2018년 4월 30일, 가나 해역에서 피랍되었던 우리 선원 세 명이, 구출 작전을 수행한 청해부대 문무대왕함과 함께 조국으로 돌아왔습니다.
2018년 7월에는 리비아 무장괴한들에게 피랍된 우리 국민이, 2020년 7월에는 서아프리카 베냉 해역에서 피랍된 선원 다섯 명이 무사히 구출되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군용기를 이라크에 급파하여 우리 근로자 293명을 국내에 모셔왔습니다.
코로나 확산이 심각한 일곱 개 나라에는 특별수송기와 군용기, 대통령전용기까지 투입해 교민 2천 명을 국내로 안전하게 이송했고, 전세기를 통해 119개국, 4만6천여 명에 이르는 교민들을
무사히 모셔왔습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었던 지난해 해외 독립유공자 다섯 분의 유해를 고국으로 모신 것도 뜻깊습니다.
자신의 존엄을 증명하고자 하는 개인의 노력에 대해서도 국가는 반드시 응답하고 해결방법에 대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2005년 네 분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의 징용기업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2018년 대법원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대법원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의 유효성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의 ‘불법행위 배상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결은 대한민국의 영토 내에서 최고의 법적 권위와 집행력을 가집니다.
정부는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며, 피해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 방안을 일본 정부와 협의해왔고, 지금도 협의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함께 소송한 세 분은 이미 고인이 되셨고, 홀로 남은 이춘식 어르신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되자, “나 때문에 대한민국이 손해가 아닌지 모르겠다” 하셨습니다.
우리는 한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결코 나라에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것입니다.

동시에 3권분립에 기초한 민주주의,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제법의 원칙을 지켜가기 위해 일본과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한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본과 한국, 공동의 노력이 양국 국민 간 우호와 미래 협력의 다리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

동대문운동장은 해방의 환희와 남북분단의 아픔이 함께 깃든 곳입니다.

1945년 12월 19일, ‘대한민국임시정부 개선 전국환영대회’가 열렸고, 그날, 백범 김구 선생은 “전 민족이 단결해 자주·평등·행복의 신한국을 건설하자”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1949년 7월 5일, 100만 조객이 운집한 가운데 다시 이곳에서 우리 국민은 선생을 눈물로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분단으로 인한 미완의 광복을 통일 한반도로 완성하고자 했던 김구 선생의 꿈은 남겨진 모든 이들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진정한 광복은 평화롭고 안전한 통일 한반도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꿈과 삶이 보장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평화를 추구하고 남과 북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남과 북의 국민이 안전하게 함께 잘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가축전염병과 코로나에 대응하고, 기상이변으로 인한 유례없는 집중호우를 겪으며 개인의 건강과 안전이 서로에게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했고, 남과 북이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안보이자 평화입니다.
방역 협력과 공유하천의 공동관리로 남북의 국민들이 평화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체감하게 되길 바랍니다.
보건의료와 산림협력, 농업기술과 품종개발에 대한 공동연구로 코로나 시대 새로운 안보 상황에 더욱 긴밀히 협력하며,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와 함께 생명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길 바랍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인도주의적 협력과 함께, 죽기 전에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가보고 싶은 곳을 가볼 수 있게 협력하는 것이 실질적인 남북 협력입니다.
남북 협력이야말로 남·북 모두에게 있어서 핵이나 군사력의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안보정책입니다.
남북 간의 협력이 공고해질수록 남과 북 각각의 안보가 그만큼 공고해지고, 그것은 곧 국제사회와의 협력 속에서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대로전쟁 위협을 항구적으로 해소하며 선열들이 꿈꾸었던 진정한 광복의 토대를 마련하겠습니다.
남북이 공동조사와 착공식까지 진행한 철도 연결은 미래의 남북 협력을 대륙으로 확장하는 핵심 동력입니다.
남북이 이미 합의한 사항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실천하면서 ‘평화와 공동번영의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국가를 위해 희생할 때 기억해줄 것이라는 믿음, 재난재해 앞에서 국가가 안전을 보장해줄 것이라는 믿음, 이국땅에서 고난을 겪어도 국가가 구해줄 것이라는 믿음, 개개인의 어려움을 국가가 살펴줄 것이라는 믿음,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될 것이라는 믿음.

이러한 믿음으로 개개인은 새로움에 도전하고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이러한 믿음에 응답할 때 나라의 광복을 넘어 개인에게 광복이 깃들 것입니다.

식민지 시대 한 마라톤 선수의 땀과 한, 해방의 기쁨과 분단의 탄식이 함께 배어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역사의 지층 위에 늘 개인의 창의성과 개성이 만발하고 있습니다.

100년 전 시작한 민주공화국의 길 너머, 개인의 자유와 평등이 넘치는 대한민국을 향해 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
선열들이 꿈꾼 자주독립의 나라를 넘어, 평화와 번영의 통일 한반도를 향해 국민과 함께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임창노 한인연합회장 축사 전문

올해 광복절 행사는 코로나 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이루어집니다.

오스트리아 한인행사 중 젊은 교민들이 가장 많이 참여하는 광복절 체육회 행사가 취소된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쉬운 가장 큰 이유는 광복절이 우리의 정체성과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1945년 8월 15일은 정확히 표현하면 일본이 연합군에 항복한 날입니다.  그리고 도교만에 정박한 미주리 호에서 9월 2일 공식적으로 항복문서에 사인을 하면서 2차 세계 대전이 종전됩니다. 미군이 남한 지역에 진주하는 9월9일까지도 일본인들이 계속 한반도를 통치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항복한 날인 8월15일을 광복절이라 지칭하며 가장 중요한 국경일로 기념하는 데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반일 그리고 항일은 한국 근대 민족주의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1800년대 말 세계사적인 흐름은 강대국들이 식민지를 넓혀가는 제국주의 시대였습니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근대화에 성공하고 국가를 발전시켜 나가던 일본이 바로 옆 나라인 조선을 식민지화 했다는 것은 일본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대부분의 조선인들이 일본에 대해 커다란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그 이후 한민족의 근대민족주의 형성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1894년 청일 전쟁기간 조선을 여행한 헤세 바르텍(Hesse Wartegg)이라는 오스트리아 사람이 쓴 Korea라는 여행기를 보면 조선 사람들이 일본 사람들을 엄청나게 싫어 한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반일 정서는 임진왜란, 왜구 등의 경험을 통해 생긴 뿌리 깊은 반일 감정을 기반으로 1876년 일본에 의해 강제 개항된 이후 일본의 수탈적 진출을 통해 더욱 깊어진 것입니다.  이후 식민지화가 되어 가는 과정에서 반일 감정은 더욱 깊어 졌으며 삼일 운동 등을 통해 한민족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하는 독립된 민족국가 설립을 목표로 하는 근대적 민족주의로 발전되어 나갑니다. 즉 독립된 민족국가의 염원의 바탕에는 필연적으로 반일, 항일이 있었기 때문에 일본이 항복한 날인 8월15일을 광복절 즉 빛이 돌아온 날로 기념하는 것입니다. 1876년 일본에 의한 강제적 개항 이후의 한국사를 정리하는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반일, 항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오늘날 반일은 우리가 극복해 나가야 할 대상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유럽인들은 이차 대전 이전의 민족주의 적 대립을 극복하고 함께 공존하는 속에서 협력해 가며 평화로운 번영의 땅을 이룩하였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이러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다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1876년 개항 이후 그리고 1910년부터 1945년 식민지 시기 동안 일제의 엄청난 탄압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 동안 우리 조상들은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 나가기만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근대민족주의로까지 발전시켜 나갔다는 사실입니다.

코로나 19로 전 세계가 위기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가장 모범적인 역할을 해 주고 있습니다. 여러 나라의 코로나 19 대책을 비교해 보아도 한국만큼 체계적으로 되어 있는 나라는 없는 것 같습니다. 1945년 8월 15일 우리에게 빛이 돌아왔다면 이 빛을 전 세계에 비추어 주는 모습입니다.

오스트리아 한인 공동체는 오스트리아에 거주하는 한인이 주인인 공동체입니다.  75주년 광복절을 맞이해 우리 조상들이 목숨을 걸고 소중하게 지키고 발전시켜 온 한민족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김운하 한인원로회장 축사 전문

존경하는 동포 여러분,

오늘 제 75회 8.15광복절을 맞이하여 존경하는 재 오스트리아 한인동포 여러분들에게 축사의 말씀을 드리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먼저 일제에게 빼앗긴 강토와 국권을 다시 찾기 위하여 귀한 목숨을 바치신 애국선열들의 영령들과 유가족 여러분들, 아직도 생존하신 독립유공자 여러분들에게 먼 이국에서나마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또 폭우와 장마로 많은 피해를 당하고 있는 한국의 국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리고 조속한 피해복구와 무사하심을 기원합니다.

존경하는 재 오스트리아 한인동포 여러분,

저는 광복절의 첫째 의미는 밝음의 회복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밝음에는 자연과 정신의 뜻이 있습니다. 우리의 한반도는 아침의 밝고 고운 빛의 강토, 동방의 밝은 빛의 나라를 말합니다.
밝은 빛은 사랑과 평화와 정의와 평등의 정신을 말합니다.

우리 한민족의 국조 단군님은 이러한 정신을 사람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이치로서 나라를 다스리는 ‘이화세계’(理化世界) 라는 여덟자 글로 압축하고, 우리의 국토를 ‘아침의 밝고 곱고 깨끗한 빛’이라는 조선(朝鮮)으로 정하였습니다,

조선 이후의 우리민족의 나라들도 모두 이 조선의 뜻을 계승하였습니다.
고구려는 높은 언덕에서 밝은 태양을 보는 나라, 신라는 새로운 밝고 고운 비단과 같은 나라, 백제는 만백성을 잘 먹여 살리는 순결하고 밝은 나라, 고려는 고구려의 넓은 강토에 빛났던 밝음과 고움을 계승하는 나라, 이씨조선은 다시 단군님의 조선의 이상을 펴자는 나라였습니다.

우리의 애국선열들이 목숨을 내 걸고 다시 찾은 광복은 이 같은 정신적이고 자연적인 밝음을 완전하게 회복하여 나가야 하는 사명을 우리들에게 주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찾은 이 밝음을 어느 누구가 다시 어둠을 들고 침범해 들어 올 수가 없는 밝음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어느 누구도 감히 흐리게 할 수 없는 밝음의 나라, 동방의 태양의 나라를 세워나가야 합니다.

존경하는 동포 여러분,

둘째의 의미는 밝음의 창조입니다.

5천년의 역사를 통하여 나라의 이름에 맞은 밝음의 문화를 창조해온 우리민족은 특별히 전대미문의 이번 코로나 19 전염병 시대를 맞아 정부와 국민들의 합심으로 ‘K방역’이란 신조어를 만들면서 세계의 최우수국민으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정부는 국민들의 K방역협력에 자신을 얻어 지난 7월 14일 ‘한국판 뉴딜국민보고 대회’를 가지고,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대한민국 대 전환’을 선언하였습니다.

우리정부는 “다시 한 번 국민의 힘으로 코로나로 인한 세계사적 변화를 한국의 도약의 기회로 삼자”고 당부하였습니다. 우리 해외동포들도 이에 호응하여 광복의 밝음이 가지고 있는 창조의 뜻을 살리는 선봉의 대열에 서자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동포 여러분,

광복절의 셋째 의미는 통일의 완성입니다.

오늘날 한반도가 반 동강 나 있는 광복은 반쪽 광복입니다. 이것은 또한 70년 동안 종전 없는 전쟁의 계속으로 민족의 숨통이 조여져 있는 것입니다. 38선의 DMZ가 국토의 허리를 두 동강이로 내고 있는 고통의 계속입니다. 우리들이 결함 있는 자주를 완전하게 만들고, 분단 극복으로 자주통일국가를 이룩할 때 비로소 광복은 완성되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동포 여러분,

제 75회 광복절을 맞아 광복의 참 뜻을 완성하는 위대한 민족, 평화경제의 세계를 선도하는 조국, 평등평화 공존상생 사랑의 새 세계를 창조하는 제일의 민족으로 거듭나는 우리 한민족이 되길 축원합니다. 코로나 19위기를 훌륭하게 극복하시길 축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