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여 빈세계박물관(Weltmuseum Wien)에서 4월 21일부터 11월 1일까지 ‘책거리 – Our shelves, Ourselves’라는 제목의 민화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31명의 뛰어난 한국 작가들이 참여하였으며 병풍, 회화, 비디오 아트를 포함한 다양한 작품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민화는 민중 속에서 민중에 의해 그려지는 그림으로 서민들의 삶의 진솔함을 담은 가장 한국적인 그림이다. 또한 상상함과 정교함으로 시대를 관통하는 가장 현대적인 그림이라고도 할 수 있다. 민화 중에서도 ‘책가도’라고도 불리는 ‘책거리’는 책과 함께 여러가지 일상 용품, 동물, 식물 등을 한 화폭에 조화롭고 균형있게 배치한 그림으로 그 색의 조화가 매우 아름다워 왕으로부터 백성들까지 조선시대 온 국민이 즐긴 그림이다. 조선시대 정조 임금은 어좌(御座) 뒤 일월오봉도 병풍을 책거리로 교체하기도 하였다. 현대에 와서는 20세기 후반 ‘한국적인 팝아트’의 정체성을 고민하던 한국의 팝아티스트들에 의해 민화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였는데 그 중 책거리는 가장 한국적인 정물화로 현대 작가들에게 다시 재해석되어 이제는 세계적으로 그 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특별히 이번 전시는 한-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여 빈세계박물관의 세 개 전시실을 모두 차지한 규모있는 전시로 진행된다. 한국화의 거장 박대성 작가의 작품도 직접 만나볼 수 있으며, 민화의 대가인 정성옥 작가의 책거리 병풍도 전시실 한 가운데 그 위엄을 자랑하고 있다. 또하나 주목할 점은 인기 K POP그룹 위너(WINNER)의 래퍼 송민호(MINO)도 작가로 참여하여 자신의 작품을 출품하였다.
주요 작품의 작품명 표찰에는 QR코드가 있어, 코드를 스캔하면 작가가 직접 설명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작가의 설명 영상을 비롯하여 박물관의 전시 소개와 작품 이름, 작가명 모두 한국어로 제작되어 특히 반가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 기획을 맡은 한윤경 큐레이터는 “빈 한복판에서 한국 민화의 아름다움을 전할 기회를 얻게 되어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며 “코로나로 지쳐있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안내: https://www.weltmuseumwien.at/ausstellungen/chaekgeori/
글 최예빈 기자
사진 주현우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