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중동부유럽협의회(회장 정종완)가 주최하는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 비엔나 신년음악회가 폴란드 바르샤바에 이어 두 번째로 22일 오후 6시 30분 비엔나 무트(Muth)콘서트 홀에서 비엔나 한인여성합창단과 한인소년소녀합창단이 더 참여하고 내용이 더 풍부해진 가운데 거행되었다.
민주평통 중동부협의회 오스트리아 지부 최경범 위원의 사회로 열린 신년음악회에서 정종완 협의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2021년 9월 출범한 민주평통 중동부유럽협의회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5회에 걸쳐 20만 유로 상당의 구호품을 전달했으며 작년 4월에 비엔나에서 제 1회 평화기원 신춘음악회를 통하여 우크라이나 난민 돕기 자선모금을 실시하면서 전쟁반대와 평화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 서 왔다고 말했다.
정회장은 이어 올해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오스트리아 3국에서 평화기원 신년 음악회를 가지기로 하여 벌써 지난 18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먼저 음악회를 가지고 오늘 비엔나에서 두 번째 음악회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유럽에서 활동하는 정상급 음악인들과 우크라이나의 고려인 도라지무용단, 비엔나 한인여성합창단과 한인소년소녀 합창단과 함께 여러분들 앞에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게 되었다면서, 주 오스트리아 대한민국 대사관을 비롯한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함상욱 주 오스트리아 대한민국 대사는 축사를 통하여 “지혜와 평화의 상징이라고 하는 흑토끼의 해 ‘계묘년’을 여는 이번 음악회는 한국의 가장 큰 명절인 ‘설날’에 개최되어 더욱 뜻 깊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함 대사는 이어 “이번 음악회가 새해의 새로운 희망과 자유, 평화, 번영을 향한 마음을 다지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한인동포 여러분들이 서로 소통과 교류를 증진하여 상호이해의 폭을 넓히면서 더욱 화합해 나가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통 유럽중동아프리카지역회의 김점배 부의장과 오스트리아 한인연합회 김종민회장은 축사를 보내왔다.
폴란드 바르샤바 공연을 마친 후 많은 무용도구들을 자동차에 싣고 22시간 달려 온 우트라이나 도라지 무용단(단장 마리안 리)의 첫 순서로 평화기원 비엔나 신년음악회가 시작되었다.
마리안 리 단장의 지도로 창립된 도라지 무용단은 우크라이나 유일의 한국고전 무용단으로 서울 국립극장과 진도국악원에서 한국무용을 전수받았다. 고려인 3세들인 텐 올렉산드라(팀장), 칸 디아나, 율리야 지나디에브, 티우 옥사나등 4명으로 조직된 도라지 무용단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텔레비전과 각종 페스티벌 등에서 공연을 하여 여러 가지 상도 받았다. 이 무용단은 또 우크라이나 현지에 진출 해 있는 삼성, LG, 현대, 쌍용 등 한국기업들의 이벤트들을 장식해왔다. 이번에 모국의 전쟁고통과 깊은 상처에도 불구하고 민주평통의 평화기원 신년음악회 초청에 응하여 어려운 참석을 단행했다.
도라지 무용단은 이날 장고춤을 시작으로 부채춤, 화관무, 호롱불춤을 음악순서의 사이사이에 추웠는데, 마리안 리 단장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떨어진 러시아 미사일 공격을 피하려다가 다리를 다쳐 장고 장단만 치고 무용에는 참여치 못했다. 마리안 리 단장은 도라지 무용단의 무용 순서가 끝난 후 목발을 집고 무대로 나와 자신의 본의 아닌 부상으로 공연에 참여하지 못해 무용단 단원들과 청중 여러분들에게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며 부상당한 경위를 설명, 숙연해진 청중들은 조속한 평화의 도래를 외치면서 큰 위로의 박수를 보냈다.
클래식 음악연주에서는 비엔나 오페라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양제경과 베이스 홍일이 먼저 나섰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해빙기에 틈틈이 바덴 시립극장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등의 프리마돈나로 등장한 소프라노 양제경은 한국가곡 꽃구름 속에(이흥렬 곡),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월츠 봄의 소리들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청중들에게 나타날 때 마다 새로움을 더 느끼도록 하는 소프라노 양제경은 이날엔 절정기의 황홀함을 안겨주는 듯한 감동을 느끼게 했다.
비엔나 국립오페라단의 솔로이스트로 오래 동안 노래한 베이스 홍일은 한국가곡 아무도 모르라고(임원식 곡), 신고산 타령(장일남 곡),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서 ‘복수’,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서 약장수의 노래 ‘들어라, 들어라, 소박한 사람들이여’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베이스 홍일의 이날 모차르트와 도니제티의 아리아들은 비엔나 국립 오페라단에서만도 90회 이상의 공연 때 마다 부른 것들로서 고도로 연마된 기량과 소리의 아음다움은 최상의 것이었다.
소프라노 양제경과 베이스 홍일은 또 두곡의 듀엣을 불렀다. 한국가곡 이수인 곡의 ‘내 마음의 강물’과 레하르의 오페렛타 즐거운 과부 중에서 ‘입술은 침묵하고’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이상 이들의 반주는 피아니스트 이혜원이 맡았고, 소프라노 양제경의 봄의 소리 월츠는 피아노 이혜원, 오보 이훈송, 파고트 유정민의 트리오가 맡았다.
이어 피아니스트 이혜원, 오보이스트 이훈송, 파곳티스트 유정민은 프랑스 인상주의 작곡가 프랑소아 뿔랑의 오보, 파고트, 피아노를 위한 3중주곡, 작품 43을 연주 했다. 이 곡은 봄의 특징을 3악장의 음색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눈이 아닌 귀로 회화를 듣는 경험을 가지게 하는 특이한 작품인데, 청중들은 감동의 박수를 보냈다.
이날 특별 출연한 비엔나 한인 소년소녀 합창단(단장 송효숙)은 뮤지컬 ‘애니’ 중 ‘투모로우’와 ‘친구가 되는 멋진 방법’ 등 두 곡을 깜찍스럽게 잘 불러 청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지휘는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 홍유정, 반주는 피아니스트 임아름이 맡았다.
이어서 함께 특별 출연한 비엔나 한인 여성합창단(회장 손명숙)은 한국민요 태평가와 오스트리아 영화 주제가 ‘비엔나, 그대는 나의 꿈의 도시’(알프레드 울, 한스 랑 등 3인 공동 작곡)를 잘 불러 청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지휘는 김춘애 프란츠 슈베르트 콘서바토리 교수, 반주는 피아니스트 이을아가 맡았다.
이날 신년음악회는 출연자 모두와 청중들이 함께 부르는 홍난파 곡 ‘고향의 봄’의 대 합창으로 끝났다. 청중들은 출연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판아시아 회사가 마련한 한국의 각종 설 명절 떡과 차를 즐기고 헤어졌다.
이날 신년음악회에는 주 오스트리아 한국대사관에서 함상욱 대사와 윤연진 차석대사, 윤종석 문화원장, 김성대 부영사 등이 참석했다. 비엔나 동포 사회에서는 박종범 전 민주평통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담당 부의장과 부인 송효숙 오스트리아 한인문화회관 관장, 김종민 오스트리아 한인연합회장, 천영숙 한인간호협회 회장 겸 전 한인연합회장, 김종기 전 한인연합회장과 부인 최차남 전 간호협회 회장, 손광웅 전 한인연합회장과 부인 손명숙 비엔나 한인여성합창단 회장, 지대하 한인원로회 회장, 부인 이희진 한국전통요리회 회장, 김로사 전 한인연합회 회장, 정은숙 비엔나 한인여성합창단 단장, 황병진 오스트리아 한인문우회 회장, 비엔나 무도관 관장 노베르트 모쉬 박사와 부인 전 한인연합회 부회장 강유송 박사, 최춘례 전 국제부인회 회장과 남편 프란츠 브룬너씨 등이 참석했다. 또 유명한 비엔나 소년합창단 지휘자로 활동하다 연세대학교 음대 교수로 귀국한 김보미 교수가 모처럼 참석했다.
민주평통 중동부유럽협의회는 지난 18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거의 같은 내용의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 신년음악회를 성대하게 가졌다. 그 상보는 아래의 재외동포신문 보도를 참조해 주면 좋겠다. 바르샤바 신년음악회의 보도는 중동부유럽협의회 김종호 간사가 사진과 보도 자료제공에 협조해 주었다.
이번 신년음악회를 위하여 주 오스트리아 대한민국 대사관과 주 폴란드 한국대사관, 오스트리아 한인연합회, 폴란드 한인연합회, 판아시아, 국순당, 광천김(주), 칠갑농산(주), 한일식품(주), 오뚜기, NH Trading, tias, Leroy, Golden Hill, SPC Samlip, Paldo, Geum Hong 인삼 등이 후원을 했다.
글/사진: 김운하 편집고문
위 기사는 뉴스 블로그 <새로운 한국>(The New Korea)의 허가를 받고 전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