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계 기별 –
전시 소식
지난 7일부터 봉쇄령이 부분 완화됨에 따라 오스트리아의 미술관과 박물관은 다시금 문을 열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다가온 올겨울의 미술계 소식을 전한다.
Leopold Museum
레오폴드 미술관은 지난 8일부터 재개관함과 동시에 새로운 특별전 ‘INSPIRATION BEETHOVEN’을 대중에 선보였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이 전시에서 우리가 주목할 만한 것은, 현재 주 오스트리아 대한민국 대사관으로 쓰이는 옛 건물 Villa Scheid 내 설치 되었던, 베토벤의 여섯 번째 교향곡 »Pastorale«을 모티프로 한 작품이 전시 중에 있다는 것이다. 베토벤 스스로 자연에 위로와 영감을 얻고서 그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한 이 곡은 다섯 악장으로 구성되었으며 각 악장에 표제를 달았는데, 이를 세기말의 오스트리아 화가 Josef Maria Auchentaller가 여섯 폭의 다섯 작품으로 그려내었고 또한 그를 위한 방을 당시의 Villa Scheid 건물 내에 형성했던 것이다.
세기말 유럽과 세계를 주도했던 빈의 지성들과 예술가들의 시대에, 현 대사관 위치에 지은 유겐트슈틸 양식의 이 건물에는 온전히 그 작품과 음악만을 위한 ‘Beethoven-Musikzimmer’를 따로 만들었고 이는 또한 빈 분리파가 베토벤을 모티프로 창작활동을 펼치는 데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현재 이 작품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어 쉽사리 마주하기 어려우나, 레오폴드 미술관은 이를 전시함과 동시에 당시의 방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외로도, 베토벤을 숭상했던 빈 분리파의 성지 Secession과 관련된 미술사적 사료들도 더불어 전시되고 있다. 클림트의 Beethovenfries를 위한 스케치와 1902년 베토벤 서거 75주년을 맞이하여 개최한 제14회 빈 분리파 전람회에서 Max Klinger의 베토벤像을 중심에 두고 베토벤 프리즈의 맞은편에 설치되었던, 베토벤 9번 교향곡 4악장을 모티프로 한 Auchentaller의 작품 사진 및 자료 등이 전시되어 있다. 소규모의 특별전이나 베토벤의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인 만큼 평상시 만나기 어려운 작품들이 다수 눈에 띈다. 본 전시는 이듬해 4월 5월까지 관람객을 맞이한다.
아울러, 레오폴드 미술관은 에곤 실레와 훈데르트바서를 동시에 조명하는 특별전 ‘HUNDERTWASSER – SCHIELE’를 선보이고 있다. 훈데르트바서의 20주기를 기념하는 이 전시는 그가 실레에게 어떠한 영향을 받고 두 예술가 사이에 어떤 유사성이 있는지를 비추고 있다. 이 특별전은 내년 1월 10일까지 전시 기간이 연장되었다.
또한 세기말 빈을 이끌었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회화와 조각 건축 가구 등을 아울러 조명하는 대규모 상설전 ‘WIEN 1900’이 작년부터 전시 중에 있으며, 무대 설계와 포스터 디자인 등으로 업적을 남긴 Emil Pirchan을 조명하는 ‘EMIL PIRCHAN’展, 매년 신인 작가를 선별하고 수상하는 ‘Ö1 TALENTESTIPENDIUM’展이 함께 전시 중에 있다.
Museum für angewandte Kunst (MAK)
구라파의 건축학적 모더니즘을 이끈 아돌프 로스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ADOLF LOOS. PRIVATHÄUSER’가 빈 응용예술대학 미술관에서 지난 8일부로 재개관과 함께 방문객을 맞고 있다. 본 전시는 그가 설계한 개인 주택을 중심으로 알베르티나가 소장한 백여 개의 건축 도면과 사진 자료, 건축 모형 그리고 그가 남긴 건축에 대한 문장으로 꾸려졌다. 다소 작은 규모의 특별전이지만 유럽의 현대 건축과 아돌프 로스에 깊은 관심이 있는 이라면 놓칠 수 없는 전시이라. 전시는 21년 3월 14일까지.
또한 MAK에서는, 매해 스위스와 독일, 오스트리아 지역에서 인쇄된 포스터 중 인상 깊은 포스터 100개를 선별하여 선보이는 ‘100 BESTE PLAKATE 19’展과 전시된 적 없지만 특별한 가치를 지닌 백여 작품을 선정하여 익살스레 선보이는 ‘FRECH UND FREI!’展, Sheila Hicks의 직물 예술을 조명하는 ‘SHEILA HICKS’展 등 다채로운 전시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ALBERTINA modern
백남준 선생의 비디오 아트 작품을 빈에서 마주할 수 있는 전시가 알베르티나의 현대미술 전시공간인 ALBERTINA modern에서 열리고 있다. 알베르티나의 새로운 전시공간에서 선보이는 ‘The ESSL Collection’은 오스트리아의 사업가이자 컬렉터인 Karlheinz Essl과 그의 아내 Agnes가 수십여 년에 걸쳐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전세계 현대예술 작품들을 두루 모은 컬렉션 중 일부를 선보이는 특별전이다.
이 방대한 컬렉션은 2차대전 이후 오스트리아 현대예술계의 주요한 컬렉션으로 손꼽히는데, Maria Lassnig과 Arnulf Rainer, Hubert Scheibl, Gerhard Richter, 백남준, Ai Weiwei, Fang Lijun 등의 작가들을 아우르고, 회화 작품과 조각, 오브제, 설치 미술 및 비디오 아트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재정난을 겪던 당사는 최소 2044년까지 알베르티나에 보관 및 보존, 전시하기로 계약을 맺었고 이로써 수천 점에 달하는 작품들이 알베르티나 현대미술 소장품의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본 전시의 아래층에서는 사진작가들의 시선으로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The ESSL Collection’ – 사진전이 또한 함께 진행 중에 있다. 두 전시는 내년 3월 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여타 주요 박물관 및 미술관의 정보는 아래의 주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
- Kunsthistorisches Museum Wien
khm.at
- Naturhistorisches Museum Wien
nhm-wien.ac.at
- Österreichische Nationalbibliothek
onb.ac.at
- Österreichische Galerie Belvedere
belvedere.at
- ALBERTINA
albertina.at
- Museum für angewandte Kunst (MAK)
mak.at
- Gemäldegalerie der Akademie der bildenden Künste Wien
akademiegalerie.at
- museum moderner kunst stiftung ludwig wien (mumok)
mumok.at
- Leopold Museum
leopoldmuseum.org
- Secession
secession.at
글 三樂(삼락) 박민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