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상욱 주오스트리아 대한민국 대사 인터뷰|‘현장 중심·동포 우선’ 외교의 34개월, 성과로 본 한-오 협력의 다음 과제

함상욱 주오스트리아 대한민국 대사를 만나다 
외교 현장과 사람 속에서 피워낸 성과와 협력의 발자취

인터뷰를 하고 있는 함상욱 주오스트리아 대한민국 대사와 김운하 새로운 한국 오스트리아 발행인

2022년 10월 부임 이후 34개월. 함상욱 주오스트리아 대한민국 대사는 관저의 작은 원탁을 외교의 장으로 삼고, 비엔나를 넘어 9개 주를 두루 찾으며 동포사회와 현장을 우선했다. 운전면허 교환 시 도로주행시험 면제, 비엔나공항 한국어 안내 도입, 주요 미술관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설치 등 생활 밀착형 제도 개선을 이끌었고, 한-오 경제협력포럼과 기업·연구기관 방문을 통해 미래 기술 분야 협력의 토대를 넓혔다. 비엔나 국제기구를 무대로는 IAEA 총회·이사회 의장 수임, MIKTA 공동발언 주도, UNIDO 공여국 활동 등 다자외교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러한 광폭적인 함대사의 행보는 관저 오·만찬 170회 이상, 지방 동포 간담회 12회, 비엔나 포함 간담회 50회 이상이라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동포사회가 대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배경에는, 재외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동포들과 긴밀히 소통해 온 ‘현장 중심 외교’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 이에 본 인터뷰는 함 대사의 부임 3년차를 맞아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고 한-오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향후 과제를 균형 있게 짚어보기 위해 마련되었다.

인터뷰 현장 – 함상욱 주오스트리아 대한민국 대사

Q. 주오스트리아 대한민국 대사 겸 주빈국제기구대표부 대사로서 근 3년 가까이 활동하신 감상을 뭐라고 말씀 하실 수 있겠습니까? 아울러, 부임하시기 전의 오스트리아와 오늘에 생각하는 오스트리아를 어떻게 보게 되었습니까?

A. 제가 2022년 10월 16일 부임한 이후 벌써 34개월이 지났습니다. 다양한 외교 현안으로 쉽지 않은 순간도 있었지만, 매일 아침 대사관으로 출근할 때마다 소풍 가는 학생처럼 마음이 설레고 보람찼습니다.

사실 저와 오스트리아와의 인연은 1991년 외교부에 입부했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잘츠부르크 여름 음악캠프에 다녀온 친구가 첼로 모양의 술병 기념품을 선물해주었는데, 그것이 저에게는 오스트리아와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이후 IAEA 회의 참석 등 출장으로 비엔나를 찾은 적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오스트리아가 음악·문화예술의 중심지이자 다자외교의 무대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부임 이후에는 오스트리아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1,004만 ha)와 오스트리아(839만 ha)는 국토 면적이 비슷하고, 산악 지형이 많으며, 자유민주주의·인권·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습니다.

아울러, 오스트리아는 지금까지 2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기초과학 강국이자, ‘히든 챔피언’이라 불리는 강소기업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이 보유한 경제 선진국입니다. 오스트리아의 기초과학 역량과 원천기술이 우리의 상용화·대량생산 능력과 결합된다면 조선, 자동차, 전자 등 핵심 산업 분야는 물론, AI, 수소, 퀀텀 컴퓨팅 등 첨단 분야에서 양국 협력은 한층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Q. 대사님의 관저초청 오찬, 만찬 간담회는 오스트리아 외교가에서 소문이 난 훌륭한 외교기술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의자 12개 정도만 들어가도 빽빽한 공간과 간소하고 담백한 메뉴를 활용하여 최고의 우의와 친선을 도모하는 마술외교를 펴고 있다는 평판입니다. 주 오스트리아 미국대사와 주 오스트리아 일본 대사 등을 비롯 대한민국과 다자외교에 중요한 인물들을 초청하고, 동포 지도자들과도 교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외교에 대하여 발상과 그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A. 관저는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외교의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공간에서 더 많은 외교 활동을 하고 많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 관저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오만찬 장소가 다소 협소한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는 최대 8명이 앉을 수 있는 작은 원탁이 있는데, 다행히도 전임자께서 마련해 놓은 테이블 TOP을 이용하면 최대 12명까지 앉을 수 있어, 지금까지 오만찬 외교의 중심으로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원탁의 장점은 참석자 모두가 대화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며, 그만큼 친밀감 있는 분위기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부임 이후 지금까지 총 170회 이상의 오만찬을 개최했습니다. 오스트리아 총리실, 외교부, 경제부 등 정부 부처 인사들은 물론, 의회 의원들과 문화예술계 인사, 기업인들을 초청했습니다. 아울러, IAEA, UN 등 국제기구 주요 인사들,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 양자/다자 대사들과도 관저에서 오만찬을 나누며, 국익 증진과 국제적 연대 강화를 위한 대화를 이어왔습니다. 동포 주요 인사들도 정기적으로 초청하여 관저가 우리 동포사회의 소통과 협력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했으며, 한-오스트리아 관계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4명의 명예영사들도 관저에서 여러 차례 함께 모인 바 있습니다.

Q. 대사님은 부임 인터뷰에서 관내 동포들의 생명과 안전 보호를 대사 임무의 첫째 것으로 삼고 있다는 ‘위민’(爲民)사상을 강조하였습니다. 대사님은 그동안 오스트리아에 오셨던 대사들 중에 가장 많이 오스트리아 전국의 동포들을 찾아간 대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위민외교의 진행과 재오스트리아 동포들을 위한 미래비전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A. 부임 첫 해 오스트리아 9개 주를 모두 방문하면서 지방에 계신 동포분들을 찾아뵈었습니다. 그라츠, 린츠, 잘츠부르크는 물론이고, 동포가 4~5분에 불과한 서부 끝 브레겐츠까지 방문해 의견을 청취했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했습니다. 현재까지 지방 동포간담회 12회, 비엔나를 포함한 전체 동포간담회는 50회 이상으로, 월평균 약 2회 정도 동포 여러분들을 뵙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각 지역 방문 시에는 시장·주지사·주의회 의장과의 면담을 통해 지방 정부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동포사회의 권익 증진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습니다. 또 Geislinger, ANL List, TTTech, Beyond Gravity, HyCentA, Doppelmayr, Agrana, 오스트리아 과학·기술연구소(ISTA), 오스트리아 기술연구소(AIT), 양자역학연구소(IQOQI), 분자생명공학연구소(IMBA),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 등 주요 기업과 연구소를 찾아가 오스트리아의 강점을 직접 확인하며 대한민국과의 협력 기반을 넓혔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부임 첫 해에 관저를 방문하신 동포 인사들 중 한 분이 방명록에 남겨주신 문구였습니다. 오스트리아는 참 아름다운 곳이고, 좋은 동포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하면서, 이곳에서 많은 성과를 내면서 국위선양 해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화합과 단결이 잘되는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동포사회가 있는 오스트리아에 대사로 부임하였으니 동포 여러분들의 지원과 협력으로 당연히 많은 성과를 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특히, 2023년 8월에는 지난 50년간 풀리지 않던 운전면허 교환 시 ‘도로주행시험 면제’ 문제를 해결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비엔나공항에 제3국 언어 가운데 최초로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또한, 알베르티나, 레오폴트 등 주요 미술관에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설치하여 문화생활에서의 편의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동포 여러분과 비엔나를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분들께서 자긍심을 느끼실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아울러, 2023년 국무총리 방문시 한 동포분께서 직접 제기할 정도로 동포 여러분들의 숙원 중 하나인 대사관 이전 문제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또한 오-한 친선협회도 2025년 2월 재구성되어 최근 호이리게에서 뜻깊은 친교행사를 여는 등 재활성화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변화는 동포 여러분들의 단합된 힘과 관심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대사관은 든든한 지원군이자 소통 창구로서 항상 동포사회와 함께하며, 오스트리아 동포사회가 더욱 활기차게 발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주오스트리아대한민국대사관의 요청에 따라 한국 방문객을 위하여 독일어, 영어를 제외한 제3국 언어 중 최초로 한국어 환영 안내를 수화물 수취대에 게시하기 시작한 비엔나 공항. 기념행사에서 가림막을 제거하는 함상욱 대사 ©Robert Harson

Q. 첫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새로운 한-오 관계 발전 비전을 (1)양국공유 가치를 기반으로 한 국제 공조 강화 (2)기술 강국들 및 최적의 파트너로서의 경제 협력 강화 (3)양국 문화교류의 중점을 자라나는 세대를 중점으로 하고, 오스트리아 전역으로의 확장을 도모하며 한국문화원을 문화예술 교류의 사랑방 겸 한글교육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 진행과 결과는 어떻다고 봅니까?

A. 한국과 오스트리아는 자유민주주의, 인권, 법치 등 핵심 가치와 규범을 수호하는 국가이자, 시장경제, 수출지향형 산업구조, 과학·기술 강국 등의 특성을 공유하는 최적의 협력 파트너입니다. 그간 우리 대사관은 이러한 공통점을 기반으로 활발한 고위급 교류를 통해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경제,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협력의 저변을 한층 확대해왔습니다.

첫째, 양국 정부와 의회 간 교류를 활성화하였습니다. 2022년 한-오 수교 130주년 이후 2023년에는 국무총리(5월), 국회 부의장(11월), 외교장관(7월), 과학기술부장관(9월), 통상교섭본부장(2월) 등 다양한 부문에서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이어지며 양국 정부와 의회 간의 결속력을 강화하였습니다. 2024년에도 우리 국회 부의장 및 의원들의 오스트리아 방문, Kocher 노동경제부 장관 방한이 있었고, 오-한 의원친선협회 회장인 Deimek 의원과 한국인의 뿌리를 갖고 있는 Shetty 의원이 한국을 방문하기도 하였습니다.

둘째, 양국의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기반으로 교역과 투자를 확대하고, 경제 협력 분야를 반도체, 모빌리티 등 미래산업 분야로 확장하였습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2022년 양국의 교역은 역대 최대치(35.9억불)를 기록하였으며, 특히 2023년은 한국이 최초로 오스트리아의 對아시아 2위 무역 상대국으로 부상하는 뜻깊은 해였습니다.

우리 대사관은 2023년과 2024년 「한-오 경제협력포럼」을 개최하여 양국 경제 협력의 지평을 수소, 우주, 반도체 등 미래지향적인 분야로까지 확대하였습니다. 올해 11월에는 생명과학 및 보건·의료 분야를 주제로 제3차 한-오 경제협력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양국이 새로운 경제협력 분야를 발굴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편, 작년 10월에는 비엔나에서 전세계 최대 규모의 한인 경제인 행사인 「세계한인경제인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유럽에서는 최초로 개최된 동 행사는 중동부 유럽의 중심지로서 오스트리아 경제의 역동성을 보여줄 뿐 아니라, 한-오스트리아의 긴밀한 경제협력을 부각시키고, 현지 기업들과 우리 기업들을 실질적으로 연결시켜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셋째,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K-컬처를 오스트리아 전역으로 확장시키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우선 26년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독특한 전통이자 양국 젊은 음악도들의 아름다운 하모니인 「한-오스트리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한오필)」 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였습니다.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 공연장인 비엔나 무직페어라인 황금홀뿐 아니라, 2023년에는 그라츠, 2024년에는 인스브루크의 대표 공연장에서 각각 개최되어 「한오필」의 외연을 한층 넓혔습니다. 특히 작년 ‘알프스의 심장(Heart of the Alps)’이라 불리는 티롤 지방에서 최초로 공연을 진행하여, 현지 동포들과 오스트리아 주요 인사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소록도에서 40년 간 헌신하신 Marianne Stoeger 수녀님께서 양손을 꼭 붙잡고 인스브루크 공연을 관람하셨던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이외에도 2023년 신설된 우리 한국문화원은 매년 6월 도나우인젤 한류 페스티벌을 통해 현지 청년들이 K-Pop, K-Food, K-Culture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뜨거운 축제의 장을 마련하기도 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사관 SNS 서포터즈 「너나들이」를 신설하여 3년째 운영함으로써 양국 청년 간 적극적인 온·오프라인 교류를 증진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인터뷰 현장 – 함상욱 주오스트리아 대한민국 대사

Q. 한국과 오스트리아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입니다. 오스트리아는 스위스와 한국 두 나라만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협정을 맺고 있는 나라로 알고 있습니다. 한-오 두 나라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는 어떤 분야가 특별히 강조되고 있습니까? 특별히 경제, 과학,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대사님 부임 이래의 진행과 성과를 듣고 싶습니다.

A. 오스트리아는 과학기술 강국이자, 강소기업 선도국입니다. 그동안 2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였고,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히든 챔피언 강소기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은 탁월한 제조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방산 등의 분야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그간 한-오 양국은 오스트리아의 원천기술과 한국의 제조역량을 결합하여 조선, 자동차, 전자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많은 성공사례를 만들어 왔습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금년 7월 세계 최대의 다자간 연구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에 참여하게 되면서 한-오 과학기술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양국의 상호 보완성이 앞으로는 AI, 퀀텀 컴퓨팅, 수소, 반도체, 모빌리티, 우주 등 미래지향적인 분야에서도 지속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해왔습니다. 특히, 실제 경제협력 분야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직접 현장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부임 이후 오스트리아의 모든 연방州를 방문하면서 기업의 현장과 연구소들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초대형 선박 진동방지 부품을 만드는 Geislinger, 자동차·모빌리티 분야의 AVL List, 자율주행 선도 기업 TTTech, 우주 분야의 Beyond Gravity, 첨단 반도체 분야의 Infineon, 글로벌 철강 기업 Voestalpine, 무인기 전문 기업 Schiebel 등을 두루 방문하면서 오스트리아의 첨단 원천기술과 우리의 상용화․대량생산 능력의 조합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십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세계적인 로프웨이 기업 Doppelmayr, 식품 가공 분야의 Agrana, 소방 및 재난 대응 장비 선도 기업 Rosenbauer 방문은 한-오 양국의 경제협력이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분야에서까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아울러, 오스트리아 양자역학연구소 IQOQI, 분자생명공학연구소 IMBA, 기초과학연구소 ISTA 등 우수연구소를 방문하여 과학기술 협력을 발굴해 왔습니다. 양국 연구자들은 매년 양자역학, 바이오 및 의생명과학 등 전략 분야 한-오 세미나를 개최하여 연구 협력을 논의하고 있고, 특히, 금년 8월에는 비엔나에서 유럽-한국 과학기술 컨퍼런스(EKC 2025)가 개최되어 국내 유수의 대학, 연구기관들이 오스트리아를 방문하여 공동연구, 인력 교류 등 한-오 과학기술 협력이 활발하게 논의하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한-오 과학기술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2024년 레오폴드 미술관에서 열린 국경일 행사 리셉션에서 하인즈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과 환담을 나누고 있는 함상욱 대사

Q. 그동안 대사님께서 겸임하고 있었던 슬로베니아에 대한민국 대사관이 지난 2월 20일 정식으로 개설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슬로베니아 대한민국 겸임 대사로서의 활동과 업적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A. 주슬로베니아 겸임 대사로 재임한 2년여 동안 총 15차례 슬로베니아를 방문하며 양국 협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비엔나에서 육로로 네 시간이 넘게 소요되는 거리를 두 달에 한 번 이상 찾는 일은 쉽지 않았으나, 그만큼 빠르게 발전하는 양국 관계를 확인하면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22년 11월 슬로베니아가 주한 대사관을 설치한 이후, 2023년에는 유엔총회 계기 정상회담, 세 차례의 외교장관 회담, 우리 국회 부의장의 슬로베니아 방문 등 고위급 교류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양국 외교장관이 서로의 국가를 방문하고 양국의 대표적인 산에서 트레킹을 함께한 장면은, 양국이 국제사회의 도전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또한, 슬로베니아 항만 도시 코페르는 유럽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물류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4차례의 간담회를 통해 현지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청취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약 10억원의 사회보장세가 이중 납부되는 문제를 발견하여 슬로베니아 정부의 시정 조치를 이끌어냄으로써 우리 기업들의 현지 사업 수행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보람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슬로베니아 내 K-컬처 확산을 지원하기 위해 2023년 한국학 세미나, 2024년 한글날 행사 등을 개최하여 슬로베니아 청년들이 미디어를 통해서만 접하던 한국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2025년 2월 주슬로베니아 대사관이 정식으로 개설되면서 개인적으로는 슬로베니아와 ‘행복한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양국에 상주 공관이 마련된 만큼, 앞으로 양국 간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합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함상욱 주오스트리아 대한민국 대사와 김운하 새로운 한국 오스트리아 발행인

Q. 대사님께서는 2024년도인가, 한국문화원에서 오스트리아 명 소믈리에와 대한민국 대사관 쉐프가 연출하는 오스트리아 와인 시음과 한식 시식을 함께 하는 풀코스 만찬 회의를 개최한 적이 있습니다. 딱딱하지 않은, 흥미와 군침이 돌게 하는, 참으로 황홀한 융합외교의 본보기라고 생각합니다. ‘믹타(MIKTA)’기구의 ‘회원국 음식나누기’ 회의 등 대사님의 특이한 외교기술의 발상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요?

A. ‘교류(交流)’는 본래 ‘서로 오가며 흐름을 주고받는다’라는 뜻을 지닌 단어인 만큼, 국가 간의 교류 역시 일방향이 아니라 상호적·쌍방향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의 마음이 오가며 상호 이해가 깊어지는 것이야말로 ‘교류’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인식 아래 지난해에는 오스트리아 와인협회와 협력하여 ‘한식-오스트리아 와인 페어링 행사’를 개최하였습니다. 오스트리아인들에게 친숙한 자국 와인을 매개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자 한 시도였습니다. 주요 참석자들은 행사를 ‘매우 독창적’이라고 평가하며 한식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주요 다자회의 계기에는 믹타 회원국(멕시코,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호주)과 함께 음식 나눔(Food Sharing) 행사를 개최하여,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K-드라마와 K-영화에 이어 K-푸드의 매력을 알릴 뿐 아니라, 서로의 풍성한 식문화를 이해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음식’이라는 만국 공통어를 바탕으로 쌍방향적 문화 소통을 실현함으로써, 자칫 딱딱하고 무거워질 수 있는 외교 현장을 조금이나마 따뜻한 ‘교류’의 장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대사님께서는 임기 중 새로운 이재명 대통령 정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대통령과 외교수장을 새로이 맞이한 입장에서 새 정부의 외교기조를 설명하시고, 그에 대한 감상을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A. 우리는 대전환을 겪고 있는 국제질서 속에서 경제안보 위협 증대, 신흥안보 위협, 기술 경쟁 심화 등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정부는 국익을 중심에 두고, 합리성과 중도, 효율을 바탕으로 전략적이고 실용적인 외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통해 주요 주변국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외교 다변화를 위해서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신흥·첨단기술 분야에서는 과학기술 외교를 적극 추진하여 당면한 경제안보·통상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외부 충격에 대한 효과적 대응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발전의 토대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재외국민에 대한 보다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고, 동포사회가 체감할 수 있도록 편익을 증진하면서, 동포 사회와의 연대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러한 기조 하에서 우리 대사관도 앞으로 국익 증진과 동포사회의 화합과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한 층 더 배가해 나갈 것입니다.

Q. 지난 2023년 2월에 개설된 한국문화원은 그동안 많은 활동과 눈부신 업적을 세웠다고 생각합니다. 비엔나에 주재 대사관을 두고 있는 국가들 가운데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고 생각됩니다. 대사님의 문화원 운영정책과 그동안의 성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하여 듣고 싶습니다.

A. 주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은 2023년 5월 공식 개원 이래 국악, 서양 고전음악, 재즈 공연을 비롯하여 연 4회의 미술 전시, 여름철 K-pop 아카데미 강좌, 한복 체험 및 설날·추석 등 한국 명절 체험 행사를 개최하며 한국 문화를 폭넓게 소개해 왔습니다.

특히, 문화원은 세종학당과 대금 교실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금년 상반기 세종학당에서는 한국어 학습자 약 100여 명이 정규과정과 여름 특강을 각각 수료하였습니다.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60세 이상 수강생 5명이 꾸준히 학습에 참여하는 모습이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대금 교실의 경우 봄 학기와 여름 특강을 합쳐 총 33명의 수료생을 배출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최근 문화원의 주요 성과로는 도나우섬 음악축제 내 한류 페스티벌, 추석맞이 한국문화 페스티벌 개최를 꼽을 수 있습니다. 또한, 현대미술전 <그림자의 형상들>과 한·오스트리아 교류전 <쪽빛>은 오스트리아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는 미술사적 의미가 깊은 Secession, Gutau 염색 장인 축제 등 현지 주요 기관과 협력하여 이룬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있을 주요 행사로는 9월 5~6일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 그라츠에서 개최되는 <한국 문화 축제>가 있습니다. 첫째 날인 9월 5일에는 최근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와 유가족, 친구들을 위로하고 연대를 표하기 위해 한국 전통무용, 대금 및 가야금·첼로 협연이 진행됩니다. 둘째 날에는 K-pop 공연, 사물놀이, 한식 및 한복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되며, K-pop DJ 파티로 막을 내릴 예정입니다. 본 행사는 한국문화원과 AVL 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것으로,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에 한국 문화를 소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향후 문화원은 오스트리아 미술관, 예술대학 등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주요 지방 도시에서도 한국 문화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 개회식에서 만장일치로 총회 의장에 선출된 함상욱 대사 © Dean Calma / IAEA

Q. 대사님께서는 비엔나 유엔기구 중 IAEA의 이사회 의장과 총회 의장을 지냈습니다. 그 밖의 유엔기구의 활동에도 깊은 관여와 유익한 일들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IAEA등을 통한 대사님의 다자외교의 진행과 주요 업적에 대하여 듣고 싶습니다. 또 앞으로의 비전 같은 것도 알고 싶습니다.

A. 유럽 다자외교의 중심지인 빈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등 다양한 국제기구가 소재해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핵심 기구인 IAEA를 중심으로 본다면 크게 세 가지 측면에 주안점을 두고 다자외교를 추진해 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나날이 고도화되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보장하기 위한 ‘비확산’ 외교입니다. 오늘날 국제 정세가 급변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마저 정치적 균열로 제 기능을 다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IAEA 총회는 북핵에 대해 국제사회의 단합된 메시지를 보내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 총회에서는 북핵 문제에 대한 결의가 63개국 공동제안국의 동참 하에 컨센서스로 채택되었는데, 그 이면에는 총회 몇 주 전부터 회원국들을 전방위적으로 만나 북핵 결의 채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공동제안국 동참을 설득하는 지난한 과정이 있었습니다.

둘째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외교입니다. 저는 한국이 1957년 IAEA 회원국이 된 이래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IAEA 총회 의장과 이사회 의장을 모두 수임했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국제 원자력계의 중심에 우뚝 섰음을 보여줍니다. 1950년대 IAEA와 국제사회의 지원을 바탕으로 원자력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했던 우리나라는 오늘날 원전 26기를 운영하며, 전 세계 발전 용량 5위, 원전 수출 역량 보유 6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총회·이사회 의장 수임은 원자력 선도 국가로서 우리의 리더십과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등 원자력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개척하는 데 기여하는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셋째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외교입니다. 2023년 8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배출을 앞두고 ‘한-IAEA 후쿠시마 정보 메커니즘(IKFIM: IAEA-Korea Fukushima Information Mechanism)’을 신규 수립하여 IAEA와의 긴밀한 소통을 이어 왔으며, IAEA 이사회 회의 등 계기마다 일체의 방류 과정이 국제법과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하게, 과학적이고 객관적이며 투명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IAEA가 모니터링 및 검증 노력을 지속해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습니다.

인류가 1·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겪은 이후, 비극적인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국가간 협력과 타협을 토대로 발전시켜 온 다자외교는 오늘날 국제 정세의 급변 하에서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빈은 컨센서스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존중하는 오랜 전통, 소위 Vienna Spirit이 잘 지켜져온 곳이나 최근 국가간 경쟁과 분열, 세계 각지의 무력 분쟁이 기폭제가 되며 빈에서마저도 컨센서스로 중지를 모으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환경 하에서 그간에는 컨센서스로 채택돼온 결의가 표결에 부쳐지고 각국의 입장과 이해관계가 표결 결과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일도 잦아지고 있고,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역할에 대한 요구도 더욱 커지고 있는데, 그에 부합하는 외교를 펼쳐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아울러, EU처럼 결속력이 강한 지역그룹에 속해있지 않은 우리나라는 다자무대에서 때로 외로운 섬과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하는데, 소다자협력 및 유사입장국과의 연대를 통해 상호간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할 때는 서로 지지해주는 국가들을 확보하며 우리 외교 공간을 넓혀나가야 할 것입니다.

Q. 유엔외교 분야에서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에 원조를 주는 나라로 변모하여 세계경제협력발전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회원국이기도 한데, 이 기구에서의 활동과 업적은 무엇인지요? 그리고 멕시코로부터 의장국을 넘겨받은 믹타(MIKTA)기구는 무엇이며, 대사님께서 그 의장으로서 하신 일들은 무엇인지요?

A. IAEA보다는 덜 알려졌을 수도 있지만 빈에는 개발도상국의 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도 소재하고 있으며, 우리는 UNIDO 전체 회원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많은 정규분담금을 납부하고 있는 주요 공여국입니다. 우리는 개발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최초의 국가로서 생생한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특히 우리가 우위를 지닌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있습니다.

멕시코(M), 인도네시아(I), 한국(K), 튀르키예(T), 호주(A)의 국명 앞 글자를 모아서 만든 MIKTA는 서로 다른 지역에 속한 5개 중견국간 범지역(cross-regional) 협의체입니다. MIKTA는 2013년에 결성된 이래, 뉴욕, 제네바, 비엔나 등 다자무대를 중심으로 글로벌 현안에 대해 국제적 연대의 메시지를 발신해오고 있습니다.

믹타(MIKTA)와 저는 인연이 긴 편입니다. 2013년 이래 우리나라는 세 번 의장국을 수임했는데, 그 중 두 번째 의장국 수임 시인 2020년에는 외교부 본부에서 다자조정관으로 믹타 업무를 총괄했으며, 세 번째 의장국 수임 중인 2025년에는 주빈대사로서 비엔나에 주재하는 믹타 회원국간 회의·활동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올해 비엔나에서는 3월 대사급 협의, 5월 범죄방지·형사사법위원회(CCPCJ) 공동발언, 6월 IAEA 이사회 부대행사, 6월 외기권평화적이용위원회(COPUOS) 공동발언 등 믹타 회의·활동이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올해 COPUOS에서의 믹타 공동발언은 사상 처음으로, 의장국인 우리의 제안에 따라 성사되었습니다.

오스트리아 한인 동포사회와 함께한 시간을 떠올리며 감사인사와 함께 따뜻한 미소를 짓는 함상욱 주오스트리아 대한민국 대사

Q. 대사님께서는 관할 직원들의 행정 교양과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대사관 내에서 ‘브라운 백’세미나를 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세미나와 대사님의 대사관 운영 비전에 대하여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A. 대사관이 외교활동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역량 강화와 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우리 대사관은 2023년 이래 다양한 주제에 걸쳐 총 41차례 브라운 백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여기에는 「빈 미술작품 17선」, 「빈을 중심으로 한 서양음악사」 등 문화예술을 비롯하여 「오스트리아 연정 구성 동향」 등 오스트리아 국내정치, 「반도체의 진화와 도전과제」 등 국제 이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하정우 당시 네이버클라우드 AI센터장(현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을 화상으로 초청하여 「글로벌 AI 전쟁 2.0 시대: AI 대전환 전략」을 주제로 생성형 AI, 어시스턴트 AI의 발전 동향과 활용 방안 등에 대한 브라운 백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오늘날 빠르게 발전하는 첨단 기술 흐름에 대해 직원들의 이해를 높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대사관의 모든 직원들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대사관의 구성원으로서 보람과 긍지를 갖고, 틈틈이 갈고닦은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며 일할 수 있도록 대사로서 아낌없이 지원할 것입니다.

인터뷰 후 기념사진 촬영. 왼쪽부터 주현우 새로운 한국 오스트리아 편집국장, 김운하 새로운 한국 오스트리아 발행인, 함상욱 대사, 김충자 새로운 한국 오스트리아 편집인

기사제공: 새로운 한국 오스트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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