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새로운 한인회 살림을 책임질, 허진경 사무총장

Q. 사무총장님 반갑습니다. 먼저 오스트리아 한인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사무총장을 맡게 된 허진경입니다. 먼저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은 잠시 접어 두시고, 코로나 19가 가져온 긍정적인 면을 떠올려 보셨으면 좋겠어요. 제 경우에는, 언제 가족들과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싶어요. 주변에는 베이킹과 같은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요. 힘든 시기지만 우리 모두 희망차게 이겨내길 바랍니다.

Q. 앞으로 2년간 재오스트리아 한인회 사무총장으로 일하게 되셨는데 이에 임하시는 각오와 앞으로의 다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인회에서 처음 맡은 임무라 아주 서툴러요. 아직까지도 적응 중입니다. 김종호 전 사무총장님이 앞서 너무 잘 해주셔서 약간의 부담감도 느껴요. (웃음) 열심히 하겠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네요. 재오스트리아 한인회 이름에 누가 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오스트리아, 빈에 정착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2002년에 빈에 왔으니 어느덧 18년이 되었네요. 18년 전 지금 한인회 회장님이신 임창노 여행사 사장님을 통해 이곳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짧게 일할 기회를 얻었어요. 인생에 전환점이 필요한 시점이었어요. 내 평생 언제 유럽에 살아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처음에는 6개월을 계획하고 왔던 빈에 지금까지 머무르게 됐네요. 그렇게 이곳이 집이 되어버렸죠.

사실 제가 중학생 때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던 빈소년합창단 공연을 보러 갔는데, 그 친구들이 너무 멋있는 거예요. 당시 저에겐 그들이 오늘날의 BTS 같은 존재였어요. 그래서 공연이 끝나고 나오길 기다렸다가 사인도 받았죠. 그때부터 오스트리아가 제 꿈의 여행지였어요. 같이 공연을 보러 갔던 친구와 다짐했죠. “우리 꼭 돈을 모아서 오스트리아에 빈소년합창단 공연을 보러 가자!” 그 꿈을 꾸던 십 대 소녀가 이젠 오스트리아가 집처럼 느껴요. 정말 상상만 했던 일이 현실로 펼쳐진 거죠.

Q. 오랫동안 여행사에서 일하시면서 다녀오신 곳들 가운데 한인분들께 특히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요?

사실 전 여행을 어떤 곳으로 가느냐보다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더 중요한 거 같아요. 같은 곳이라도 함께한 그 누군가에 따라 그곳에서 느끼는 제 감정도 바뀌는 것 같아요. 전 요즘 문화 중심의 도시 여행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가 좋아요. 이탈리아와 스위스 국경과 가까운 곳에 숨어있는 오스트리아 알프스 명소들은 단연 오스트리아 일등 여행지이죠. 예전처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어요.

 

Q. 이십 대의 사무총장님의 꿈이 무엇이었나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세 가지의 꿈이 있었어요. 첫 번째는 세계 일주, 두 번째는 하늘을 나는 것, 마지막은 달나라를 가는 것이었죠. 첫 번째 꿈은 이미 이루어졌어요. 아직도 갈 곳이 많긴 하지만 일하면서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으니까요. 두 번째 꿈은 대학생 때 이루었어요. 그 꿈을 위해 밥 먹는 돈까지 아껴가며 돈을 모았고, 모은 그 돈으로 호주로 날아가서 파일럿 수업을 듣고 자격증을 땄죠. ‘하늘을 날고 싶다.’ 누군가는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했을 그 꿈을, 제 학창 시절 일기장에 담곤 했고, 결국 이루었어요. 사실 스스로도 반신반의했던 것 같아요. 내가 진짜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함이 항상 마음속에 있었고, 그래서 그 꿈을 더 키우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워요. 그때 더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웠다면, 아마 제가 파일럿으로 세계여행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하지만 나의 이십 대에 대한 미련은 없어요. 정말 순수하게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당시 힘들게 모은 돈을 그렇게 쓴 것에 대한 후회도 전혀 없어요. 이제 달나라에 갈 일만 남았네요.

Q. 아직 본인의 꿈을 찾지 못한 혹은 꿈으로 향하는 길에서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요?

가슴이 뛰는 일을 찾아 그 꿈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길 바라요. 이십 대의 저는 하늘을 날 생각을 하면 가슴이 쿵쾅거려 잠도 못 이루곤 했어요. 생각 만으로도 설레고 행복했죠. 하지만 어떻게 꿈을 이루어 나갈지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던 것 같아요. 꿈만 꾸지 말고 그 꿈으로 향하는 구체적인 길을 준비하고 나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꿈은 멀리 원대하게 꾸되, 목표는 단기적으로 세우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하나씩 이루어 가는 동안 꿈에 가까워지며 성장하는 자신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또 무슨 일을 하든 간에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내가 이루고 싶은 것, 나의 목표로 향해가는 동안, 처음 가졌던 그 마음가짐을 잃지 말 것. 이것이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이에요.

 

Q. 한인회 사무총장 임기 중 꼭 해보고 싶은,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소통의 시대인 만큼 온라인 플랫폼을 활성화시키고 싶어요. 한인회 커뮤니티인 korean.at 홈페이지를 소통의 장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또한 한인회 주소록을 만들어서 중요한 사항들도 한인분들에게 빠르게 전달해드리고 싶어요.

Q. 재 오스트리아 한인회가 한인들에게 어떤 단체로 여겨지길 바라시나요?

기쁨도 나누고 슬픔도 나눌 수 있는 한인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희로애락을 공유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되길 소망해요. 새롭게 단장한 한인회 홈페이지에 있는 참여마당을 통해 서로 소식을 전할 수 있고, 다른 한인분들과의 소통도 활발히 되는 한인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Q. 임기를 맡으신 지 얼마 되진 않으셨지만, 임기가 시작하고 지금까지 몇 달 동안 주력한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코로나 때문에 계획된 행사들은 하지 못했지만, 한인회 이름으로 마스크를 수입해서 한인분들에게 원가로 공급해드린 게 가장 보람찬 일이었어요.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려운 시기였지만, 한인회에서 진행한 공동구매를 통해 저렴하게 마스크를 공급할 수 있었어요. 가격 비교도 꼼꼼하게 했고, 믿을 수 있는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대사관과 협조해서 매일 ‘코로나 19 동향’을 교민들에게 메일로 보내는 일도 하고 있어요. 이 또한 교민들 연락처가 많아야 더 많은 분이 소식을 접할 수 있으니, 주소록 업데이트에 꼭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오스트리아 한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서 말했듯이 교민들의 주소록 업데이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가능하신 분들은 한인 연합회 메일(offic@korean.at)로 성함과 주소,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2년 동안 한인회 사무총장으로서 항상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글 이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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